[주한미군 감축]“韓美 對北인식차 미군감축에 영향”

  • 입력 2004년 6월 9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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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인식 차이가 한미동맹의 기초에 가장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주한미군 감축 발표에도 반영됐다는 주장이 8일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아시아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한 ‘전략과 감정-미국과 한미동맹에 관한 한국인의 견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한미 양국의 전문가 12명이 한미관계 역사와 반미감정에 영향을 미친 사건들에 대한 분석과 한국에서의 여론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작성했다.

▽반미감정 분석=한국 일반 국민의 분위기를 보면 더 이상 북한에 대한 공포를 찾을 수 없다. 반공주의가 더 이상 양국을 결합시키는 원칙이 못될 때 동맹관계와 미군 주둔의 근본 이유, 그리고 공동의 위협에 대한 인식은 문제가 된다.

이것이 미 행정부의 주한미군 1개 여단 이라크 파견 및 주한미군 감축 발표에 반영됐으며 양국은 전통적으로 둘 사이를 결속시켜온 목표를 넘어서는 새로운 목표를 찾아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한국의 차세대가 북한을 덜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함에 따라 미국은 부적절한 존재로 간주되고 최악의 경우 한반도 긴장 완화나 화해의 장애물로 인식됐다.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과 한국의 경제관계가 대미관계의 가치를 넘어서기 시작했으며 이는 한국의 전략적 계산에서 미국의 중요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한쪽의 부정적 감정 표출은 다른 쪽의 분노를 유도하면서 작용 반작용의 역학관계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국에 대한 한국민의 감정이 더 이상 악화되면 동맹의 질을 위협할 수 있다.

한국의 미국에 대한 감정은 복잡 다양해 ‘반미주의’나 ‘급진적 젊은층’과 같은 단순한 개념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사업가, 고위 관료, 학자들은 계속 미국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의 젊은층이 나이가 들어서도 부정적 대미감정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

▽반미감정 해소를 위한 제안=사회 일각에서 미국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증가하는 데 대해 정부가 책임을 지고 이 같은 경향을 바꾸기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의 국가 지도자와 시민단체 지도자들은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민족감정을 과시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포함한 미국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 정부는 동맹관계의 미래를 위해 한반도뿐만 아니라 지역적, 세계적 문제에 보다 큰 책임을 느껴야 한다.

미국은 한미동맹의 질을 격상시키고 양국 관계의 성격 변화를 존중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한국 정부의 카운터파트들과 진정한 협의 과정에 들어가야 한다.

주한미대사관과 주한미군은 한국 사회에서의 사회적 문화적 발전 상황을 추적하는 전담자를 지명하고 홍보 활동을 한 차원 높여야 한다. 또 인터넷 매체에 대한 관심도 높여야 한다.

아울러 미국은 한국 사회 일각에 미국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수용해야 한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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