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도 못 보내는 국회의원이 전자정당 추진?”

  • 입력 2004년 5월 28일 15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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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일류, 경제는 이류에서 일류로 진화 중 , 정치는 삼류, 정당은 사류, 전자정당을 이해하는 시각은 오류”

정치인 모의주식 투자 사이트 및 전자정부 솔루션 제공업체인 포스닥(www.posdaq.co.kr) 신철호 대표(33)가 5개월 가량의 정당 활동경험을 통해 내린 결론이다.

IT전무가인 그는 17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12월 민주당의 최고정보책임자(CIO) 겸 전자정당기획단장을 맡아 동분서주했다.

그가 정치권에 뛰어들 결심을 하게된 계기는 ‘인터넷이 낙후된 정치를 변혁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다.그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는 최근 ‘아이뉴스 24’에 기고한 정당 체험기에서 “4·15총선은 인터넷을 통한 사회변혁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정당민주화의 핵심이 될 전자정당을 이해하는 정치권의 시각은 오류(誤謬)로 가득 찬 5류(五流)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 다수가 ‘클릭’하나로 해결되는 이메일조차 전송하지 못한다”며 “국회의원들의 정보화는 F학점”이라고 혹평했다.

신 대표는 27일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결과적으로 (전자정당이 뭔지도)모르는 사람들이 일을 추진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냉소했다.

그는 최근 디지털정당화를 선언한 한나라당에 대해 “(한나라당에서) 그런 발상을 했다는 자체는 놀랄 일이지만 인터넷 접속자 수 증대 등 본질이 아닌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개혁당 활동을 통해 전자정당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유시민 의원이 열린우리당의 전자정당추진위원장을 중도하차한 것과 관련해서는 “(전자정당은)기존의 권력구조를 뒤 엎어야 성공할 수 있는데 권력을 잡고 있는 소수가 내놓지 않으려 하니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대표는 ‘정당개혁의 해법’이 될 수 있는 전자정당의 핵심은 ‘정당의 권력분산’과 민의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의사소통구조’라며 이런 점에서 민주노동당이 전자정당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진단했다.

민주노동당은 국회의원의 당직 겸직 금지 등 권력독점이 심하지 않고 의사결정과정에서 일반 당원들의 뜻이 충분히 반영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

그는 또 전자정당의 출발은 ‘인터넷을 통한 자발적 참여흡수’와 '정당민주화’라고 말했다.

즉 “전자정당은 기술과 시스템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정당의 기본원리에 충실할 때 구현될 수 있다”는 것으로, “조직의 투명성, 의사결정 과정의 민주성, 권한의 분산, 인사와 경영의 합리성 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그러나 우리나라 정당의 인터넷 마인드는 아직까지도 “오로지 선거용, 인터넷 카탈로그용으로 그치고 있다”는 게 그의 평가다.

그는“정당이 1류로 거듭날 수 있는 전자정당의 기본 회복을 외면하고 ‘선거지상주의’ ‘이벤트성 쇼맨십’으로 가면 그냥 그렇게 소멸된다”고 주장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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