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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18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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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을 선거체제에서 평상시 체제로 조속히 정상화해야 하는 데다 일부 당직자의 낙선으로 후속 인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20일로 예정된 당선자 대회를 전후해 당직 개편을 단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17일 후속 당직 인선을 위해 당내 인사들을 두루 접촉했다.
당 사무총장엔 김형오(金炯旿) 현 총장이 당분간 유임되고 홍사덕(洪思德) 의원의 사퇴로 공석 중인 원내총무엔 정의화(鄭義和) 수석부총무가 총무대행을 맡을 것이라고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이 18일 밝혔다.
그러나 선출직인 총무는 17대 국회 원(院) 구성 협상과 상임위 배정을 전담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만큼 개원 전 당선자 모임에서 새로 뽑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출신인 3선의 김문수(金文洙) 전재희(全在姬) 의원이 유력한 총무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권철현(權哲賢) 안택수(安澤秀) 맹형규(孟亨奎) 의원도 경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 의원이 선출될 경우 대표-총무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또 다른 선출직인 정책위의장엔 박세일(朴世逸) 선대위원장과 경제통인 이한구(李漢久)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소장파 몫인 대표 비서실장과 기획위원장 등엔 참신한 이미지의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이 중용될 전망. 대신 그동안 대여(對與) 공격의 전면에 섰던 의원들은 당분간 2선에 물러날 전망이다.
당 지도부 전열 정비와 함께 당내 각 세력간 판도 변화도 관심거리다.
박 대표는 그동안 별도의 세력 기반 없이 당권을 잡은 만큼 앞으로 여러 세력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해내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당내 세력은 크게 수도권 초·재선 의원을 주축으로 한 개혁 성향의 소장파 그룹과 영남 보수파 진영으로 나뉘어 있다.
수적으로는 영남 보수파 진영이 많은 편이지만 당의 수구적 이미지 쇄신을 위해선 소장파 그룹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당내 개혁과 정치개혁을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는 박 대표는 당분간 수도권 소장파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역 재선인 권영세(權寧世) 의원은 “수도권 소장파가 주축이 된 미래연대의 외연을 넓혀 새롭게 재편할 것”이라며 “모임을 활성화해 국회의원의 특권 폐지 등 정치개혁 이슈를 주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세일 위원장 등 비례대표 교수 당선자 그룹은 당 체질을 바꾸는 전위대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구 꼴통’이란 당의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선 합리적 보수세력의 전면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표 체제가 총선 선전을 계기로 연착륙에 성공한 만큼 당내 각 세력의 갈등은 일단 잠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가보안법 개폐 및 이라크 철군 등 첨예한 이슈가 쟁점화할 경우 세력간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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