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관련 쓴소리]“FTA 실패하면 농민에 더 큰 부담”

  • 입력 2004년 2월 11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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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경제학자 김세원교수◇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좌절은 일시적으로는 농민을 위하는 길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농민에게 더 큰 부담을 가져다주게 될 것입니다.”

정년퇴임을 눈앞에 둔 원로 경제학자가 최근 한-칠레 FTA 국회비준 좌절을 보고 정부와 정치권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올해 8월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정년퇴임할 예정인 김세원(金世源·65·사진) 교수는 11일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부에는 듣기 싫은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이번 FTA 국회비준 과정을 보니 정부의 리더십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대외시장의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전제한 뒤 “정치권도 현실을 바로 보고 좀 더 솔직해져야 하며 진정으로 농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라”며 질타했다.

그는 국내 경제학자 가운데 유럽연합(EU) 경제통합 연구에 대해 독보적 존재로 꼽힌다. 최근 펴낸 ‘EU 경제학’(박영사)에서는 “한국경제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FTA 체결에서 한 발 더 나가 한중일(韓中日)간 경제통합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미국 EU와 함께 동북아가 세계 3대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다”며‘동북아 경제통합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34년간 재직하면서 한국 경제학회장, 한국 국제경제학회장, 사회대학장 등을 거쳤다. 1990년에는 프랑스 최고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은 바 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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