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원 “5800억 은닉계좌 존재”

  • 입력 2004년 2월 6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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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추가 폭로에 나선 홍준표 의원. -서영수기자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추가 폭로에 나선 홍준표 의원. -서영수기자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이 5일 ‘괴자금’ 의혹을 폭로하며 제시했던 양도성예금증서(CD)의 위조 시비 속에 6일 추가 폭로에 나섰다.

홍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하나은행 K증권 관련 계좌에 돈의 성격이 모호한 5800억원이 금융채권 형태로 은닉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5800억원 가운데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밝힌 CD 1300억원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당선 축하금이라는 제보를 받았으며 나머지 4500억원은 돈의 성격이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홍 의원에 따르면 당선 축하금 의혹이 있는 1300억원은 100억원짜리 CD 13장으로 발행됐다는 것. 또 나머지 4500억원 가운데 1200억원은 100억원짜리 CD 12장, 3300억원은 금융채 1000억원짜리 2장과 1300억원짜리 1장으로 발행됐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5800억원이 은닉돼 있는 은행의 계좌번호를 모두 확인했다”며 관련 자료를 정리해 이르면 8일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에 넘겨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자신이 전날 법사위에서 공개한 100억원짜리 CD가 위·변조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데 대해서는 “CD의 위·변조 여부는 모르겠다. 다만 그 CD에 기재된 은행 계좌가 실제 존재하기 때문에 반드시 자금의 출처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모 종교집단의 은행 계좌 70여개와 관련된 자료도 함께 특검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들 계좌에 예치돼 있는 4000여억원은 1998∼2000년 기업 구조조정 자금으로 조성된 비자금이며 이 중 일부가 정치권에 전달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측은 “홍 의원이 5일 CD 1300억원이 모두 K증권을 통해 발행됐다고 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홍 의원이 6일 추가로 하나은행에 출처가 의심스러운 4500억원이 더 예치돼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이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아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K증권측은 “2003년 4월 이후 5차례에 걸쳐 하나은행이 발행한 금융채 2400억원어치를 인수해 금융기관에 중개했지만 현재 보유 중인 금융채는 없으며 고객이 금융채를 예탁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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