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밥상 걷어차기엔…’…核해법 도출까진 험로

  • 입력 2004년 2월 3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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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를 논의하는 2차 6자회담이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됨에 따라 북핵 문제가 과연 해결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지난해 8월 1차 회담에 이어 6개월 만에 다시 회담이 열리는 것 자체는 일단 긍정적인 진전이지만 이번 회담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자칫하면 6자회담의 무용론이 제기될 개연성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동안 회담 참가국들의 사전 협의 및 조율 작업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북한의 입장차가 그리 좁혀지지 않고 있는 점이다.

북한은 그동안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 활동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제외하고, 정치 경제 군사적 제재와 봉쇄를 철회하며, 중유와 전력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기대하는 대북(對北) 안전보장을 제공하기 위해선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핵 폐기를 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2차 회담의 성과를 담은 공동문안 작성을 미리 준비해오던 참가국들이 결국 입장을 조율하지 못하고, 일단 회담부터 열기로 한 것도 북-미의 입장 차이가 쉽게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1차 회담 이후 북한이 영변 5MW 원자로를 재가동하고, 수조 속에 보관됐던 폐연료봉을 옮겨 재처리하는 등 상황 자체가 더 악화된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또 파키스탄의 핵무기 제조기술이 북한에 전달된 사실이 최근 밝혀짐에 따라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개발 외에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개발 문제도 회담의 난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2차 회담은 참가국들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과 6자회담의 필요성에 대한 공통인식만 담아 공동문안으로 발표만 할 수 있어도 최소한의 성과를 거두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그나마 북한이 종전의 태도를 상당히 누그러뜨릴 때나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론 북한이 입장 변화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최근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포기함에 따라 사실상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로 논란을 빚은 유일한 국가가 되어버린 것이 북한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11월 미국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의 대북정책이 더욱 강화될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핵문제를 서둘러 해결해 활로를 모색하려 들 개연성도 없지 않다. 결국 이번 회담의 성과는 북한과 미국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6자회담 참가국 입장 비교
참가국협의 방향북한 핵 해결 구상최소한의 목표
한국조율된 상호조치에 따라 북핵 폐기 및 동결문제 논의핵 폐기를 목표로 북한 핵 동결부터 추진6자회담 연속성 유지 및 이를 위한 실무그룹 구성
북한동시행동원칙에 따른 일괄타결핵 활동 동결 대신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정치 경제 군사적 제재와 봉쇄 철회, 대북 중유 및 전력 지원 확보아무 대가도 얻지 못하고 핵 활동 동결하는 것은 거부
미국조율된 상호조치에 따라 핵 폐기 추진하며 핵 동결 검증북핵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폐기. 북한이 핵 폐기 의사를 명확히 천명한 뒤 대북 안전보장 문제 검토북핵 폐기와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 원칙 확인
일본핵 폐기 전제하에 핵 동결 검증북한의 핵 폐기 필요. 북한이 요구하는 지원문제는 일본인 피랍자 문제 해결시 협의 가능6자회담의 유용성 확인 및 일본인 피랍자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의 협조 확보
중국포괄적 해결 위한 중재한반도 비핵화 추진 위해 북한과 미국이 조금씩 양보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평화적 해결 확보
러시아동시행동원칙 존중평화적 해결 위한 외교적 노력 지원한반도 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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