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ABM파문 주역들 장-차관-차관보로…묘한 인연

  • 입력 2004년 1월 30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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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 차관에 최영진(崔英鎭) 전 외교안보연구원장이 기용됨으로써 한국 외교사의 최대 참화 중 하나로 꼽히는 2001년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파문’의 당사자들이 외교부의 지휘부를 구성하게 됐다.

ABM 파문은 2001년 2월 27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서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ABM제한조약의 보존·강화’ 조항이 포함돼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 구축을 위해 ABM협정 탈퇴를 추진하던 미국이 크게 반발한 일을 말한다.

반기문(潘基文) 장관은 당시 차관이었고 최 차관은 외교정책실장, 이수혁(李秀赫) 차관보는 구주국장으로 실무책임자였다.

당시 뉴욕 타임스는 김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러시아편에 섰다고 보도했고, 갓 출범한 미국 조지 W 부시 정부는 도대체 한국이 어느 나라의 동맹이냐고 따져 파란이 일었다. 3월 7일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김 대통령을 냉대한 배경 중 하나가 이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당시 반 차관은 임성준(任晟準) 차관보와 최영진 실장을 불러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챙겼어야 했다”며 야단쳤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이수혁씨가 차관보가 됐을 때 미국의 한 전직외교관은 “ABM 파문의 당사자가 어떻게…”라며 놀라움을 표명한 일도 있다.

문정인(文正仁) 연세대 교수는 “외교부가 과거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또 다른 실패를 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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