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盧대통령 보호 꼬리자르기”

  • 입력 2003년 12월 2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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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검찰이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두 갈래로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축소 수사’, 민주당은 ‘특검을 의식한 시늉하기’라고 검찰수사를 비판하면서 특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검찰의 수사의지를 높게 평가했다.

한나라당 박진(朴振)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전대미문의 권력비리 사건을 철저히 강씨 개인비리로 몰아 축소·은폐·미봉하려는 의도”라며 “노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도마뱀 꼬리 자르듯 강씨를 솜방망이 처벌하려는 ‘노무현 일병 구하기 작전’이다”고 꼬집었다.

특히 박 대변인은 검찰이 강씨 개인의 배임 및 횡령 혐의로만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이런 식으로 수사하면 오히려 측근비리의 본체를 비호하는 결과밖에 안 된다”며 “강씨가 장수천 빚 변제와 관련해 주고받은 돈은 뇌물”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노무현-강금원 검은 커넥션을 밝히지 않은 검찰수사는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홍준표(洪準杓) 전략기획위원장도 “검찰은 결국 측근비리 수사한다는 흉내만 내고 그칠 것”이라며 “검찰이 대통령의 측근비리 수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또 한번 입증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특검법 재의가 확실해지자 검찰이 선수를 치고 있다”며 비난했다.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강씨는 대통령과 막말을 하는 사이일 뿐만 아니라 허가도 안 난 자신의 골프장에서 대통령과 부부동반 골프를 치는 사이”라며 “대통령과 어느 정도의 돈 거래가 있기에 이런 관계를 유지하는지 검찰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대변인은 “검찰은 특검이 코앞에 닥치면 (수사하는) 시늉을 하고 멀어지면 잠잠해지기 때문에 특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당은 “검찰의 수사 의지를 보여준 만큼 특검은 필요 없다”는 분위기다. 이평수(李枰秀) 공보실장은 구두 논평에서 “노 대통령의 후원자 격인 강금원 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만큼 검찰 수사가 성역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정치권은 검찰의 엄정 수사 의지를 믿고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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