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지도부구성 갈등…이번엔 집단지도체제論 돌출

  • 입력 2003년 11월 26일 18시 51분


코멘트
총선지도부 구성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열린우리당 내에서 집단지도체제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급부상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동채(鄭東采) 홍보위원장은 26일 “중앙위원 워크숍(25일)에서 당헌에 규정된 6개 권역별 상임중앙위원 선거를 없애는 대신 이들 6명과 중앙위 의장을 전국단위 동시 선거를 통해 함께 뽑자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소개했다.

이는 민주당 지도부 선출방식과 유사한 것으로 당 대표격인 중앙위의장 선거를 별도로 하지 않고 최고위원격인 상임중앙위원 선거와 함께 실시하는 방안. 상임중앙위원 선거에서 1등을 한 사람을 의장으로 하고 나머지는 득표순에 따라 상임중앙위원으로 선출하는 방식이다.

특히 김원기(金元基) 공동의장이 노무현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가졌던 17일 밤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이호웅(李浩雄) 의원과 이강철(李康哲) 상임중앙위원 등에게 이 같은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갈수록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집단지도체제 방식의 급부상은 간선제가 지론인 김 의장과 직선제 경선을 옹호해온 정동영(鄭東泳) 의원간의 미묘한 갈등이 직선제로 정리된 이후 직선제 중앙위의장(당 대표)에게 ‘권력집중’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과 함수관계에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나눠먹기’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올곧게 신당 정신대로 가면 된다”고 말했고, 박양수(朴洋洙) 조직총괄단장은 “당헌 만든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개헌 이야기냐”며 불쾌해했다.

그러나 한 핵심당직자는 “민주당은 추미애 의원의 당 대표 도전으로 당의 이미지를 참신하고 개혁적인 것으로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는데 우리당은 직선제 경선을 고수할 경우 정동영 의원 등 극소수를 빼고는 경선 도전 자체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적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집단지도체제 검토론은 전당대회 ‘흥행’을 통해 가라앉아 있는 당 분위기를 띄우려는 고육책의 성격도 갖고 있는 셈이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