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방위조약 모호성 논란]자동 군사개입 조항 명시 안돼

  • 입력 2003년 9월 30일 19시 20분


코멘트
반기문(潘基文) 대통령외교보좌관은 30일 한 오찬간담회에서 “전 세계에서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나라는 10개국도 안 된다. 한국은 그 중에서도 세 번째 동맹국이다”고 말했다. 이라크 추가파병을 놓고 논란이 거듭되고 있지만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

반 보좌관의 말처럼 한국은 독일(7만2005명) 일본(4만1626명)에 이어 세 번째로 미군 주둔 규모가 큰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이다.

미국의 군사 및 안보동맹은 한국 일본 등 개별국들과 체결한 ‘동맹 조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들과 맺은 ‘집단안전보장조약’의 형식으로 대별된다. 독일과는 NATO조약을 통해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 일본 외에 호주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과 안보동맹(또는 군사적 우호관계)을 맺고 있다.

동맹의 가장 강력한 형태인 ‘자동군사개입’을 명시한 조항은 미국과 NATO간의 집단안전보장조약에만 명시돼있다. 형식적으로만 보면 한미동맹은 이보다 ‘동맹의 수준’이 떨어진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는 ‘(유사시) 공통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각자의 헌법상의 수속에 따라 행동한다’고 돼있을 뿐 자동군사개입 조항은 없다. 다만 휴전선에 배치된 주한미군이 유사시 이른바 ‘인계철선(trip wire)’의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도록 돼있어 한국 국민들이 한미동맹을 ’영구불변한 혈맹’이라고 믿어온 것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조약 체결의 목적을 ‘태평양 지역의 안정’이라고만 밝히고 있어 성격이 모호하다는 비판론도 없지 않다. 양국 내 일각에서 방위조약 개정론이 일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조약 비교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조약 비교
‘자동군사개입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조약‘자동군사개입조항’이 포함된 조약
한미 상호방위조약 미일 안보조약 미·호주 뉴질랜드조약미·필리핀안보조약북대서양조약 북-중우호협력조약
공통한 위협에대처하기 위하여 각자의 헌법상의 수속에따라 행동(한글원문)자국의 헌법상의 규정 및절차에 따라 공통의 위험에 대처하도록 행동(일문번역)각자의 헌법절차에 따라 공통위협에 대처 행동(영문번역)병력 사용을 포함, 필요한행동을 곧바로 취함(영문번역)각 상대방은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글원문)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