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미동맹, 새 50년을 위해서

  • 입력 2003년 9월 30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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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미동맹 50주년을 맞는 우리의 감회는 크다. 1953년 10월 1일 변영태 외무장관과 존 포스터 덜레스 미 국무장관이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조인하던 당시 한국은 전쟁의 참화에서 갓 벗어난 가난한 나라였다. 그 후 한국은 성장을 거듭해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한미동맹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경제발전에 매진한 결과 세계의 변방에서 주역으로 부상한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주한미군은 한반도 전쟁 재발을 막는 핵심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한미 두 나라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엊그제 기념 만찬에서 “한국은 세계평화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미국에서) 받은 많은 도움에 대해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과거 50년간 한미동맹이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 50년의 한미동맹을 보다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본다.

동맹관계의 심화 발전을 위해 한미 양국이 극복해야 할 어려움은 많다. 두 나라 국민의 상대방에 대한 동맹의식이 엷어지는 등 최근 여러 부문에서 이완된 듯이 보이는 양국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이라크 파병 및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를 한미동맹의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는 지혜를 보여야 할 것이다. 여기서 양국간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체제도 한층 힘을 받을 수 있다.

근본적인 과제는 한미관계가 상호호혜적인 동반자관계로 거듭나는 일이다. 한국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으로 볼 때 일방적인 동맹관계는 이제 효율적이지도 않고 국민의 지지를 받기도 어렵다. 두 나라가 대등한 입장에서 협력하는 자세를 보일 때 한미동맹은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통일 이후 한미동맹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논의도 필요하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한미동맹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기틀이 되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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