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미일 북핵 공조 이상없나

동아일보 입력 2003-06-08 18:28수정 2009-10-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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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이 엊그제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미묘한 입장 차이를 원론 수준의 합의로 미봉한 듯한 느낌이다. 두 나라는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물론 어떤 핵개발 프로그램도 용인하지 않는다”고 천명했으나 일본은 대북(對北) 제재에, 한국은 대화 쪽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북핵문제 해법을 놓고 이미 한미간에는 ‘추가적 조치’가, 그리고 미일간에는 ‘보다 강경한 조치’가 제시되어 있다. 북한이 끝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한미일 3국은 대화에만 매달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던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도 “북한에 대해 ‘추가적 조치’나 ‘보다 강경한 조치’를 검토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 같은 낙관론의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북한과의 대화만 강조하는 정부의 태도는 최근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재확인한 한미일 공조체제의 실효성을 반감시킬 우려가 있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 한 달도 안돼 미국에서는 벌써 한국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실태 등 주요 정보를 한국 정부가 외면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인데, 사실이라면 큰 문제다. 정부가 이러면서 어떻게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북한과의 대화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정부가 다른 대안을 배제한 채 오로지 대화에만 매달리는 것은 전략적으로도 도움이 안 된다. ‘채찍’은 북핵 문제를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긴요한 수단이다. 얼마 전 100일을 넘긴 노무현 정부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잘한 일’로 대미 외교가 꼽힌 것도 미국이 주장하는 대북한 ‘채찍’의 필요성에 국민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에 관한 한 정부는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미국과는 ‘추가적 조치’에 합의하고 일본과는 대화를 강조하는 이중적 태도로는 공조는커녕 외교적 갈등만 증폭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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