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달러說'…"김현섭비서관 최규선씨에도 폭로 종용”

  • 입력 2003년 3월 31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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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20만달러 수수 의혹’을 폭로한 다음날인 지난해 4월20일 김현섭(金賢燮) 전 대통령민정비서관과 김한정(金漢正) 전 대통령부속실장,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함께 만나 후속 대책을 협의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이에 앞서 김현섭 전 비서관은 20만달러를 이 전 총재에게 제공했다고 설 의원이 주장한 최규선(崔圭善·지난해 4월19일 구속)씨에게 10여차례 전화를 걸어 최씨와 이 전 총재측과의 ‘거래관계’를 캐물으며 이 전 총재 관련 비리 폭로를 종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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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당시 청와대가 ‘20만달러 수수 의혹’ 폭로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김한정 전 부속실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설 의원의 폭로 직후 김현섭 전 비서관의 요청으로 설 의원과 김 전 비서관을 함께 만난 일이 있다”며 “최씨와 관련된 안 좋은 소문이 떠돌던 초기에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김현섭 전 비서관에게 최씨를 연결시켜 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김희완 전 부시장이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설 의원 및 김현섭 전 비서관, 김한정 전 부속실장과의 4자회동 사실을 진술했다고 밝혔다.

최씨의 한 측근은 이날 기자에게 “김현섭 전 비서관이 최씨에게 10여차례 전화를 걸어 ‘왜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를 끌어들여 (비리) 사건을 만드느냐. 한나라당과의 내통 사실을 다 알고 있다’며 압박했다”고 밝혔다.

이 측근은 “최씨가 기자회견을 통해 홍걸씨에게 돈 준 사실을 폭로한 것도 이 같은 압력에 대한 반발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이 같은 내용을 검찰 조사 과정에서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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