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5억 北에 갔다]감사원 "어디에 썼는지 우리도 모른다"

  • 입력 2003년 1월 30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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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태 감사원 1차장(가운데)이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기자실에서 현대상선의 대북지원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박경모기자
손승태 감사원 1차장(가운데)이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기자실에서 현대상선의 대북지원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박경모기자
감사원 손승태(孫承泰) 제1사무차장은 30일 “현대상선이 대출 받은 4000억원 중 2235억원이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 사업에 투자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사원의 이번 발표 내용은 현대측이 28일 감사원에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이어서 2235억원이 실제 대북 관련 사업자금으로 사용됐는지, 아니면 출처가 불분명한 다른 자금이 북한에 유입됐는지는 규명되지 못한 상태다.

다음은 손 차장과의 일문일답.

―2235억원 사용 명목은 무엇인가.

“대북 관련 사업이 2235억원으로 제시됐다.”

―구체적인 사용 내용은….

“구체적인 내용은 우리도 잘 모른다. 현대상선이 제출한 자료에는 정확하게 기입되지 않았다. 대략 개성공단사업, (금강산)관광, 철도연결 등 남북경협 사업에 투자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개입 여부는 확인됐나.

“우리는 국정원에 대한 부분은 알 수 없었다.”

―감사에 시간 걸린 이유는….

“현대상선에서 관련자들이 해외에 나가 있었다. 또 자료가 1월28일에야 제출됐다.”

―자금 전달경로는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계좌추적권이 없어서 감사원에서는 이 부분을 밝힐 수 없었다.”

―돈이 어떤 방식으로 북한에 전달됐나.

“그것은 계좌추적을 해야 밝혀지는 내용인데, 우리는 계좌추적권이 없어서 (조사)하지를 못했다.”

―현대와 북한간의 합의서 내용은 무엇인가. 감사과정에서 봤을 텐데….

“합의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우리가 알 수 없다.”

―감사 결과 발표를 갑자기 앞당긴 이유는 무엇인가.

“그동안 현대상선에서 자료제출을 거부해 왔다. 현대상선이 28일 자료를 제출했고, 가급적 국민의 의혹은 빨리 해소돼야 한다는 점에서 오늘 발표를 하게 됐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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