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특사, 김정일 못만나고 귀환

  • 입력 2003년 1월 29일 18시 30분


코멘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2박3일간 북한을 방문했던 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채 29일 서울로 돌아왔다.

그는 이날 도착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국방위원장은 김 대통령이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조언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명하고 김 대통령의 조언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뒤 필요하다면 추후 대답을 알려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임 특보는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중앙위 비서가 김 국방위원장이 지방에서 중요한 현지지도를 하는 바람에 만날 수 없게 됐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김 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관련기사▼

- [임동원특사 '빈 손 귀환']체면만 구긴 꼴

김 대통령은 친서에서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개발 의혹을 해명하는 것부터 시작해 대화에 나서야 하며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철회를 조속히 밝히고 북한이 원하는 불가침조약 체결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프로세스를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을 했다고 임 특보는 설명했다.

임 특사는 특히 핵문제 해결 프로세스와 관련, “최근 국제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 다자협의를 통한 해결, 이런 것들을 모두 언급했다”며 “5+5 협의체 구성문제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방북기간 중 미국과 일본의 구두 메시지를 북측에 전했다면서 “북측으로부터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강력하게 전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북측은 이에 대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았다 △핵문제는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하며 미국이 검증을 원한다면 이를 수용할 용의가 있다 △핵활동은 전력생산을 위한 것이다는 등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고 임 특보는 전했다.

임 특보는 아울러 경의선 철도연결 공사의 2월중 완료와 금강산 육로관광 2월초 실현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임 특보를 수행한 노 당선자측 이종석(李鍾奭)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위원은 “노 당선자가 취임 후 김 국방위원장과 만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전했지만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