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위성통한 '초보적 감시'만 남아

  • 입력 2002년 12월 30일 18시 38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 2명이 31일 북한을 떠나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핵감시망은 무력화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21일 5㎿ 원자로의 봉인제거 및 감시카메라 작동불능조치를 시작한 지 불과 10여일 만에 최소한의 감시방법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다.

결국 군사위성을 활용할 수밖에 없지만 한계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무엇보다 북한이 넘지 말아야 할 ‘금지선(Red Line)’인 방사화학실험실의 핵 재처리 여부에 대한 확인작업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물론 북한이 핵무기 재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해 방사화학실험실을 가동할 경우 위성 열추적 장치를 활용하거나, 과도한 전력사용을 체크함으로써 어느 정도 ‘감(感)’은 잡을 수 있겠지만 정확한 현황과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정부당국자들의 평가다.

물론 위성 카메라를 활용해 핵연료제조공장에서 5㎿ 원자로까지 약 3㎞구간을 오가는 인원과 장비를 확인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새 연료봉이 장전 준비에 들어갔는지 정도를 추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작업을 본격화하는지, 원자로에 연료봉을 몇 개나 장전하는지 여부 등 ‘지붕 아래’에서 벌어지는 일은 파악할 방법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을 법적인 측면에서 따져볼 때 북한은 핵안전조치협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이제는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으로서 IAEA의 ‘특별사찰(special inspection)’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IAEA 사찰관을 추방한 데 이어 NPT 탈퇴의사까지 밝히면서 이 같은 상황을 모두 무시하려고 하고 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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