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시대]투표율 수도권 충청 강원 저조

  • 입력 2002년 12월 20일 00시 04분


19일 실시된 16대 대통령선거는 직접선거로 치러진 10차례의 역대 대통령선거 중 가장 투표율이 낮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집계한 최종 투표율은 70.8%. 80.7%로 80% 선을 간신히 턱걸이한 97년 15대 대선은 물론 역대 최저였던 71년 7대 선거의 79.8%보다도 9%포인트 가까이 낮았다.

지역적으로는 △광주(77.7%) △전남(76.2%) △전북(74.6%)의 순으로 높았고 △인천(67.7%) △대전(67.6%) △울산(70.0%) △경기(69.5%) △강원(68.3%) △충북(67.9%) △충남(65.2%) △제주(70.0%)는 전국 평균보다도 낮았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 참여의사를 묻는 최근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대답이 80.5%로 97년 조사 때보다 7.9%포인트나 떨어져 다소 낮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렇게까지 낮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우선 유권자들 사이에 만연한 정치 무관심이 투표율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한다. 사실 71년 7대 선거에 이어 16년 만에 직선제가 부활한 87년 13대 대선 때는 89.2%까지 투표율이 올라갔으나, 이후 92년 14대 81.9%, 97년 15대 80.7%로 줄곧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6월 13일 실시된 3회 지방선거 투표율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8.9%에 그쳤었다.

선관위 관계자는 “특히 매스컴과 인터넷 등 정치의사를 전달하는 통로가 다양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직접투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가 18일 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에 대한 지지를 전격 철회한 것도 투표율 저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전문가는 “정 대표가 노 후보 지지를 철회한 뒤 마땅한 지지 후보를 찾지 못한 정 대표 지지표와 부동표 일부가 투표를 포기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한편 선관위측은 이번 개표작업에 960대의 전자개표기를 처음으로 투입해 시간당 770만표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50%가량이 개표되는 오후 9시경 당락이 드러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민주당 노 후보간의 득표율 차가 워낙 작아 실제 당락 판정은 이보다 훨씬 늦어졌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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