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대선 d-59 4대 쟁점]대세론…재기론…대안론…

  • 입력 2002년 10월 20일 18시 54분


《20일은 대선 D-60일. 하지만 대선정국은 아직도 ‘안개구도’가 계속되고 있다. 다자(多者)구도에서의 당선예상 지지율인 마(魔)의 40%대를 돌파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이 높고, 후보단일화 문제 등 후보구도마저 확실한 윤곽이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어 어느 대선 때보다 유동성이 높다. 각 후보진영은 자신들에게 더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각개약진을 계속하고 있다. 대선 판도를 움직일 수 있는 변수들을 점검해 본다.》

▽이회창, 마의35% 넘을수 있을까=한나라당은 35% 안팎에 머물고 있는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지지도 반전을 막판 승기를 굳히는 최대 변수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은 우선 정몽준(鄭夢準) 의원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할 경우 정 의원에 쏠린 부동표의 ‘역(逆)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정 의원의 신당을 ‘DJ신당’이라고 집중 공격하는 것도 이 때문. 당 지도부가 20, 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각종 이벤트 확산에 주력하는 것도 지지도 반전을 노린 전략의 하나다.

이 후보측은 지지율 반전이 어려울 것에 대비해 ‘반(反) 이회창 연대’를 무력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자연대’에 맞서 자민련 민주당 의원의 영입을 재개하고, 박근혜(朴槿惠) 의원 등을 끌어들여 ‘이회창 대세론’을 재점화하겠다는 것이다.

▽노무현, 위기국면 돌파 가능할까=노무현 후보측은 2개월 가까이 지지율이 20%선 아래에서 머물고 있지만 뚜렷한 비책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이달 초 선대위 출범 이후 정치개혁을 앞세워 몇 가지 승부수를 띄웠지만 당내 분란 때문에 ‘백약이 무효’다.

그러나 노 후보측은 일부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이 오히려 지지도를 높이는 반전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석(金民錫) 전 의원의 탈당 직후부터 지지자들의 후원금이 쇄도하고 있고, ‘노사모’ 가입자들도 ‘노풍’이 불 때의 하루 800여명선으로 급증했다. 노 후보측은 100만 서포터스 운동을 전개하고, 정 의원에 대한 공세도 강화해 반창(反昌) 세력을 견인해 내겠다는 전략이다.

▽정몽준, 지지도 어디까지 오를까=정 의원측은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를 3∼4%포인트 차로 추격하는 양상이 최근 3개월 동안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고무되어 있다. ‘정풍(鄭風)〓거품’론을 사실상 불식시켰다는 것이다.

더구나 4개 정파간 통합신당이 가시화하면 ‘세(勢) 열세’를 만회하면서 30%대 초반에 있는 지지도가 탄력을 받아 상승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정 의원이 보다 안정적인 이미지로 경쟁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통합 21’ 강신옥(姜信玉) 창당기획단장은 “노풍(盧風)이 내달 초까지 재점화되지 못할 경우 ‘정몽준 대안론’이 부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 확산’이 거꾸로 정 의원의 탈 정치적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몽준-노무현 단일화 성사될까=두 사람의 지지율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는 한 후보단일화 전망은 불투명하다. 예를 들어 두 사람 중 한 사람의 지지율이 10%대 이하로 떨어지고, 나머지 한 사람의 지지율이 40%대까지 오르는 상황이 온다면 지지율이 낮은 후보는 거세게 단일화의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의 지지율이 한자릿수로 추락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다만 양 진영 모두 ‘이회창 후보 집권 저지’라는 ‘명분’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단일화의 문이 닫혔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노 후보측 일부 측근들과 김근태(金槿泰) 의원 등 재야출신 의원, 그리고 대통령후보 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도 “노 후보와 정 의원을 각자 돕되 막판 후보단일화의 가능성을 열어놓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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