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문광위 공세]“盧언론관 노동신문 만들자는건가”

  • 입력 2002년 4월 25일 18시 32분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왼쪽)이 의원들에게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을 소개하고 있다.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왼쪽)이 의원들에게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을 소개하고 있다.
여야는 25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언론관과 체육복표 사업을 둘러싼 비리 의혹 등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노 후보의 언론관 공방〓자민련 정진석(鄭鎭碩) 의원은 “노 후보가 지난해 8월 기자들에게 특정 언론사 국유화와 폐간 등 언론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발언을 했다는데, 이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자는 것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동아일보 폐간 발언은 자유언론의 존재 이유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북한의 노동신문과 같이 정부의 완전 통제하에 두겠다는 발상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민주당 심재권(沈載權) 의원은 “노 후보의 발언은 사실이 아닌데 왜 그렇게 말하느냐. 노 후보는 언론자유를 신봉하는 사람이다”며 정 의원의 사과와 속기록 삭제를 요구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그런 사실을 가장 먼저 세상에 알린 사람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인데 그에게도 사과를 요구한 적이 있느냐. 동석한 기자들 몇 명이 노 후보의 폐간 발언을 증언하고 있는데, 언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느냐”고 재반박하는 등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남궁진(南宮鎭) 문화부 장관은 “특정 신문을 폐간하겠다는 생각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고, 만일 있다면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노 후보는 ‘동아 조선이 언론사 소유지분 제한 견해를 철회하라고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런 일이 없는데도 국민을 선동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면 용서받을 수 없다”며 “동아 조선의 어떤 기자가 그런 압력을 넣었는지 밝혀라”고 촉구했다.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과정 공방〓한나라당 심규철(沈揆喆) 의원은 “최규선(崔圭善)씨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김홍걸(金弘傑)씨가 청와대에 영향력을 행사,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이 내사를 통해 사업자 선정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체육복표 비리는 김홍걸, 청와대, 문화관광부의 합동작품이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원창(李元昌) 의원은 “사업자 심사기준을 정할 때 1000점 만점에 자금조달 능력 평가는 100점에 불과해 자금능력이 약한 타이거풀스측에 유리하게 된 것이 아니냐”며 심사기준 결정단계에서의 편파 의혹을 제기했다.

자민련 정진석 의원은 “체육복표 사업이 비리로 얼룩지는 바람에 월드컵을 시작하기도 전에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며 “비리 관련자들을 국사범으로 다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민주당 이미경(李美卿) 의원도 “체육복표 사업의 수익금으로 월드컵 경기장을 짓겠다고 했는데, 지금 이 사업은 좌초 위기에 처해있다”며 “정부 대책은 뭐냐”고 따졌다. 그러나 같은 당 심재권 의원은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는 게 최선이다”고 말했다.

남궁진장관은 “사업자 선정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됐다”며 “(비리 의혹은) 월드컵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