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기본권 신장됐지만 노사 갈등은 여전”

공공노조의 연대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취임 이후 4년간 구조조정 등 주요 사안에 대해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간 실질적 정책협의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한국노동연구원 이주희(李周禧) 연구위원은 26일 서울 여의도 연구원 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 정부 노동개혁의 평가와 과제’ 공청회에서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노사정위를 구조조정 자문기구로 평가절하하고 탈퇴와 불참을 반복하면서 반대투쟁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민의 정부는 그동안 민주노총을 합법화하고 교원노조를 인정하며 공무원직장협의회 구성을 허용하는 등 과거 정부와는 달리 노동기본권을 크게 신장시켰지만 노사갈등은 여전히 지속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정부 4년간 노사분규가 연간 평균 192건 발생해 이전 문민정부 때보다는 줄어들었지만 90∼97년의 연간 평균 분규수 163건에 비해 18%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또 지금까지 정부는 노사분규가 발생한 뒤 사후에 수습하는 대처방식을 주로 사용해 한국의 노사관계 국제경쟁력이 대만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보다 크게 뒤떨어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공공부문이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제조업과 더불어 노동운동의 핵심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과거 선진국의 경험처럼 공공근로자들이 노동권을 인정받기 위해 투쟁하는 일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한시적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노사정위를 개편함으로써 민주노총을 합류시키고 노사관계 캘린더 등을 만들어 노사분규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적 관리를 철저히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자료:국제경쟁력기구, 매년 연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