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북 탈북자 다시 탈북 입국

  • 입력 2002년 2월 13일 17시 47분


유태준씨가 13일 기자회견 도중 북한에서고문을 당해 생긴 손목의 상처를 보여주고 있다
유태준씨가 13일 기자회견 도중 북한에서
고문을 당해 생긴 손목의 상처를 보여주고 있다
98년 12월 남한으로 귀순했다가 아내를 데리고 오기 위해 2000년 6월 재입북했던 탈북자 유태준(劉泰俊·34·사진)씨가 또다시 탈북해 9일 국내에 입국했다.

유씨는 1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에 입국해 함경북도 무산으로 아내를 찾으러 갔다가 재작년 6월 19일 국가안전보위부에 체포돼 한달 동안 취조를 받은 뒤 평양의 보위부 감옥에 수감됐다”며 “북한 언론과의 두 차례 기자회견 이후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지난해 11월 10일 북한을 탈출했다”고 밝혔다.

탈북자가 북한에 들어가 또다시 탈북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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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에서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됐으나 한국인이라고 주장해 국내로 강제 추방됐다”며 “9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관계당국으로부터 재입북 및 재탈북 경위에 대한 조사를 받은 뒤 11일 남한에 있는 가족을 만났다”고 말했다.

작년 3월 남한의 모 신문에 유씨의 처형설이 보도되자 북측은 작년 6월 12일과 8월 14일 관영 평양방송을 통해 기자회견 장면을 내보낸 뒤 그가 의거 입북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유씨는 “북한에서의 첫 번째 기자회견은 5월 30일 녹화를 마쳤는데 이를 위해 보위부가 만든 22페이지가량의 기자회견문을 하루에도 몇 백번씩 연습했다”며 “아내의 얼굴은 8월에 가진 두 번째 회견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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