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1월vs 3,4월 與내분 또다른 뇌관

  • 입력 2001년 11월 6일 18시 51분


당정쇄신 문제가 7일 청와대에서 열릴 예정인 민주당 지도부 간담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가닥이 정리될 경우 당 내분의 초점은 ‘전당대회 개최 시기’문제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전당대회 시기에 대한 각 진영 입장
한광옥당론 존중
한화갑1월 전대에서 대표직선,
후보는 지방선거 후 선출
이인제4월 전대에서 후보선출
김중권
노무현1월 전대도 좋지만,
4월 후보조기가시화 바람직
정동영1월 전대 찬성
김근태
동교동계4월 후보조기가시화 찬성

전대 시기를 둘러싼 논란은 6일 쇄신파의 핵심 인물인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이 방송에 출연, “1월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해 다시 점화됐다. 당내에서는 그동안 쇄신파의 종착지가 결국은 1월 전당대회가 아니냐는 시선이 많았다.

소장 개혁파들의 목표는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과 박지원(朴智元)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의 정계은퇴 요구 관철에 그치지 않고 ‘당권 장악을 통한 당 주체 세력의 전면 교체’라는 얘기와 맥이 닿는 분석이다.

결국 1월 전당대회론은 김대중(金大中) 총재-한광옥(韓光玉) 대표라는 현 당 지도체제에 대한 불신을 의미한다. 87년 평민당 창당 이후 14년간 지속돼 온 ‘DJ 정당’의 종언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는 쇄신운동을 주도해온 한화갑(韓和甲) 정동영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 중 한 사람을 대표로 옹립해 다음에 있을 후보선출 전당대회에서 이니셔티브를 쥐겠다는 쇄신파 진영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직선에 의한 실세대표 선출’은 당 총재인 김 대통령 2선 후퇴와 동전의 양면을 이루는 주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쇄신파들의 ‘1월 전대론’은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 진영과 동교동계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이들은 “3, 4월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후보를 조기 가시화하는 것만이 당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1월 전대론을 ‘쇄신파들의 당권 장악 쿠테타 기도’로 파악하고 있는 만큼 결사 반대할 움직임이어서 전당대회 시기 문제를 둘러싸고 당이 심각한 내분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만일 시기를 놓고 양측이 서명운동에 돌입할 경우 감정의 골은 치유 불능의 상황으로 치달을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3, 4월 전당대회론’에 동조하는 세력은 이 최고위원과 동교동계만은 아니다. 쇄신파쪽에 가까운 김중권(金重權) 노무현(盧武鉉) 최고위원도 동의하고 있고,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한광옥 대표측도 1월 전대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대 시기가 자신들의 전술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분은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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