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6대 국회 '부끄러운 기록'…회기 35중 29회가 파행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27분


현 정권 출범 후 국회에선 긍정적 변화보다 부정적 변화가 더 많았다. 특히 국회 공전, 날치기, 의원 당적변경 등은 과거 정권 때보다 심해지거나 새로운 수법이 등장했다.

국회 공전 일수를 정확히 계산하기는 힘들지만 종전보다 훨씬 많았던 것만은 분명하다. 국회사무처가 작성한 회기별 경과보고서를 보면 현 정권 출범 후 소집된 35회의 임시 및 정기국회(제189∼223회) 중 29회(82.9%)가 ‘본회의가 상당기간 개의되지 못한 국회’로 분류되어 있다. 이는 현 정권 들어 국회가 정상 운영된 회기는 단 6회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파행을 겪었다는 뜻. 반면 제14대 국회는 22회 중 9회(40.9%), 제13대 국회는 15회 중 4회(26.7%), 제12대 국회는 16회 중 4회(25.0%)만 파행 운영됐다.

▼사흘 연속 날치기 행진도▼

날치기 처리도 여전했다. 99년 1월에는 ‘사흘 연속 날치기’라는 진기록이 수립돼 무려 140여건의 안건이 한마디 토론 없이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작년 7월에는 국회 운영위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날치기 처리해 법사위로 넘겼다가 여야 대치 정국이 갈수록 악화되자 12월에 같은 내용의 법안을 다시 운영위에 제출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또 그해 11월에는 여당 의원들이 검찰총장 탄핵안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같은 여당 소속인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의 국회 본회의장 출입을 육탄 저지하는 보기 드문 장면도 연출됐다.

2000년 12월과 올해 1월에 있었던 ‘민주당 의원 4명 자민련 꿔주기’는 거의 전무후무(前無後無)한 사례로 꼽힐 만하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정도(正道)와 원칙을 지키며 국정의 선두에 나서겠다”고 다짐해 세간에선 “의원 꿔주기가 정도 국정이냐”는 지적이 나왔다.

▼법안처리 활발…과거 2,3배 ▼

긍정적인 변화로는 국회 활동의 양적 증가를 들 수 있다. 15대 국회의 경우 2111건(접수 2570건)을 처리해 14대 국회의 1288건(접수 1439건), 13대 국회의 864건(접수 1439건)보다 훨씬 많은 일을 했다. 16대 국회 들어서도 개회한 지 약 1년2개월이 지난 28일 현재 522건(접수 931건)을 처리해 과거 국회의 2, 3년치 일을 했다. 국회 사무처 박수철(朴秀哲) 과장은 “의원 발의 법률안이 16대 국회 들어서만 481건이 접수돼 15대 국회 같은 기간의 거의 두배에 이르고 법률안 심의과정에 내용을 수정하는 비율이 70%를 웃도는 등 의원들의 개별 입법활동이 종전보다 크게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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