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대화재개]北대표부 통해 평양과 '말문트기'

  • 입력 2001년 6월 8일 18시 36분


미국이 7일 북한과의 대화를 ‘뉴욕 채널’을 통해 재개하겠다고 밝혀 북-미간 대화 진행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 채널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와 미 국무부 한국과(코리아 데스크)의 실무접촉 채널을 말한다. 북-미간에는 공식 외교관계가 없어 미국은 그동안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를 통상적인 직접 대화창구로 삼아왔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뉴욕 채널에 관해 “때로는 우리들이 그곳(뉴욕)에 가기도 하고, 전화를 걸거나 팩스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북 대화재개 성명과 같은 자료들을 보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이 채널은 미사일회담과 4자회담, 조명록(趙明祿)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미 및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부장관의 방북 등을 준비하는 채널로 활용됐다.

부시 행정부는 이 채널을 통해 제네바합의의 이행개선방안과 검증이 가능한 미사일협상, 북한의 재래식 군비 통제 문제 등을 북한과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는 그동안 평양의 훈령에 따른 ‘심부름’만을 해왔을 뿐 협상 재량권이 없기 때문에 북-미가 뉴욕 채널을 통해 실질적 진전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미국은 일단 이 채널을 통해 미국이 제기한 협상의제에 대한 북한측 반응을 떠본 뒤 실제 협상은 종전처럼 고위급 채널을 통해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제네바합의와 미사일, 재래식 군비 문제를 각각 별도의 개별협상에서 다룰 것인지, 혹은 모든 의제를 협상 테이블에 한꺼번에 올려놓고 ‘패키지 딜(일괄타결)’을 모색할 지는 아직은 분명치 않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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