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수산업 현주소]무기 대부분 독자생산

  • 입력 2001년 2월 4일 18시 46분


북한의 군수산업은 60년대 중소관계 악화와 쿠바 미사일 위기를 계기로 자주적 군사노선을 강조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에 따라 △70년대 전차 자주포 등 중무기 △80년대 스커드미사일 등을 개발,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90년대 노동1호, 대포동1호 등 장거리 미사일과 미그 29기 등 첨단전투기 조립생산단계를 거쳐 현재는 일부 첨단무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무기를 자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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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수산업의 최고기구인 국방위원회 산하 제2경제위원회는 모든 군수제품의 계획 생산 분배 및 대외무역을 관장하며 김철만(金鐵萬) 전병호(全炳浩) 당중앙위원 및 국방위원이 담당하고 있다.

▼인민무력부 외화벌이 총괄▼

제2경제위원회는 평양 강동군에 있으며 산하의 8개국과 190여개 군수공장들은 일련번호나 위장명칭 등으로 생산무기의 종류 등을 은폐하고 있다.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별 담당역할을 보면 △총국은 군수산업의 전반적 계획 △제1기계공업국 소형무기 탄약 △제2기계공업국 전차 장갑차 △제3기계공업국 다연장로켓포 등 △제4기계공업국 유도탄 △제5기계공업국 핵, 생화학무기 △제6기계공업국 함정 잠수정 △제7기계공업국은 항공기 생산 구매를 맡고 있다.

또 제2경제위원회는 산하에 위장 무역회사를 두고 무기수출 등을 통해 자체 재원조달을 하고 있다. 군부 내 무기수출 기구로는 86년까지 매봉무역회사가 각군 및 군단의 모든 무역회사들의 사업을 총괄했다. 그러다가 95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인민무력부에 외화벌이 사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제44부를 두었다. 44부는 인민군 전체의 외화벌이 계획을 세워 각 무역회사들에 하달하고 그 집행을 통제하며 실적평가를 한다.

▼산업생산의 60% 차지▼

현재 북한은 민간산업인 제1경제가 전체의 20∼30%를 차지하는 반면 군수산업인 제2경제가 약 60%를 점하는 데다 두 경제체제가 상호보완되지 못하고 단절된 기형적 구조를 갖고 있다. 또 심각한 전력난과 경제난 속에서도 군수산업용 전력과 자재를 민수산업보다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북한 경제난의 주요원인을 군수산업 위주의 경제구조와 자원의 왜곡 때문으로 보는 분석이 적지 않다. 따라서 북한이 경제적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제2경제의 역할과 비중을 줄이고 민수산업으로의 전환, 특히 경공업 위주의 수출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게 대북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연철(金鍊鐵) 북한연구팀 수석연구원은 “북한이 제2경제에 대한 구조조정을 어떻게 하느냐 여부가 경제회생은 물론 진정한 개혁개방 의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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