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의 태도변화가 “그동안 엄연한 자민련의 실체를 부정함으로써 DJP공조와 ‘반(反) 이회창’ 전선만 강화시켜 주었다”는 자체반성에서 비롯된 것임은 분명하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 하루 속히 자민련과의 ‘적대적’ 관계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자민련도 “만시지탄이지만 상생의 정치 가능성을 시사하는 시의적절한 것”이라며 이총재의 태도변화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자민련은 김종호(金宗鎬)총재대행의 이총재 방문을 검토하는 등 캐스팅 보트로서의 정치적 입지를 확대하려는 의욕에 차있다.
한 고위당직자는 “한나라당이 자민련을 짓밟지 않고 소수도 존중하는 정치를 한다면 우리도 이를 존중한다는 게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기본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여전히 ‘의원 꿔주기’ 사태에 대한 자민련의 대국민사과와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있는 등 양당간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DJP공조와 ‘안기부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 등 정국현안에 대한 양당의 시각차가 워낙 크다. 한나라당에 대한 자민련의 의구심도 가시지 않고 있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보안법 개정 안된다" 자민련 당론고수▼
자민련은 30일 국가보안법 문제와 관련해 대남적화를 규정한 북한의 노동당규약이나 형법에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인 개정에는 반대한다는 당론을 재확인했다.
김종호(金宗鎬)총재대행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국가보안법은 개혁이나 법 개정의 차원이 아니라 생존권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면서 “지금은 개정을 서두를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9일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도 당직자들과의 만찬자리에서 “보안법 개정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