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이날 오전 “이총재는 어떻게 해서든 작금의 정치상황의 고리를 끊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방안을 숙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총재의 칩거가 마치 경색정국을 유화정국으로 반전시키기 위한 고민으로 비쳐지는 듯 하자 오후에 다시 브리핑을 통해 “이총재는 무엇인가 한국정치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총재는 현재 나라의 정치가 잘못 흘러가고 있는 데 안타까워하고 있다. 수십년간 이어져온 한국정치의 폐단을 이번 기회에 분명히 청산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이총재가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의 핵심인물인 강삼재(姜三載)의원의 검찰출두를 허용하는 등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을 계기로 ‘3김(金)정치 청산’ 등을 내세우면서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과의 연대 고리를 끊는 등의 파격도 감행할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