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본격 개혁개방 예상…정부 경협확대 추진

  • 입력 2001년 1월 21일 16시 27분


정부는 북한이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후 본격적인 개혁 개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이같은 움직임이 향후 남북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특히 3월로 예상되고 있는 김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북한의 개혁 개방노선에 중대한 전기(轉機)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고 북측과 김국방위원장의 답방 시기, 서울회담의 의제 등을 집중 협의 중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21일 김국방위원장이 이번 방중에서 ‘상하이(上海)가 천지개벽되었다’고 말했음을 상기하고 “이는 그가 83년 방문했던 상하이의 급격한 발전상에 충격을 받고 중국식 개혁 개방의 길을 걷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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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도 이날 김국방위원장의 비공식 중국 방문에 대해 “조(북)―중 친선의 연대기에 빛나게 기록될 사변”이라며 이를 계기로 대외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무성 궁석웅 부상은 이날 중앙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외무성 관계자들이 방송을 통해 김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나라의 대외관계를 보다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사업을 더욱 잘해 ‘장군님’(김국방위원장)의 높으신 뜻을 충성으로 받들어 나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국방위원장이 이번 방중에서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을 위한 ‘중국의 10차 5개년계획’을 높이 평가한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15기 5차회의에서 채택된 ‘10차 5개년 계획’은 개혁 개방의 지속을 강조하면서 국유기업 구조조정, 도농(都農) 균형 발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앞으로 북한의 개혁 개방정책의 중요한 지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특히 개혁 개방의 추진력을 얻기 위해 올해는 작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다양한 형태의 대화 및 협력 관계를 남측에 제시하는 한편, 이를 위한 토대로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문제에 대해서도 더욱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내다봤다.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도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 “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북측과 진지하게 협의하면 (남북관계가) 상당히 잘 풀려나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세종연구소 이종석(李鍾奭)연구위원은 “북한이 연초부터 신사고를 강조해 온 것은 우선 경제 분야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의미”라며“남측과 북한이 공동으로 개성공단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남포 신의주 등도 같은 형태의 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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