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YS정권 집권후반기 공통점 비교]

  • 입력 2000년 12월 12일 18시 46분


현 정권이 걷는 행로(行路)를 살펴보면 전임 YS가 걷던 길과 비슷한 점이 상당히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비교한다면 물론 다른 점도 적지 않지만 YS정권이 임기를 1년여 남기고 부닥쳤던 상황들을 현 정권은 임기말 2년여를 남긴 시점에서 맞기 시작했다는 점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두 정권이 집권 후반기에 표출한 총체적 난맥상의 기저에는 국정운영에 대한 대통령의 지나친 자신감과 이에 따른 국회와 야당 경시가 깔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세(實勢) 관련설’이 나돈 대형 비리사건이 터졌고 이는 곧바로 실세들의 반목과 암투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불과 3개월여 만에 급속히 진행됐다는 점도 꼭 닮은꼴이다.

▼대통령의 자만심▼

DJ와 YS는 카리스마에 바탕한 리더십과 함께 강한 지역색을 정치적 토대로 활용해 왔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집권 초기부터 이른바 ‘가신(家臣)’ 그룹의 과감한 등용과 함께 권력 보위에 필수적인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 이른바 ‘빅4’의 인사에 있어 지역적 색채를 분명히 해왔다. DJ정권에 대한 여론 비판의 핵심에 지역편중인사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이에 따른 반대급부인 셈이다.

특히 DJ는 노벨평화상 수상이라는 ‘메가톤급 호재’를 잡은 이후 더욱 자신감이 붙은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DJ는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한 출국 직전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에 호남출신인사를 모두 포석하는 ‘무리수’를 뒀으나 ‘자충수(自充手)’로 작용,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YS는 97년 1월 재임 마지막 연두기자회견 때 너무나 자신만만한 태도를 취했다. 8개월여 전의 총선 승리 이후 비교적 순탄하게 정국을 이끌어왔던 YS는 회견에서 여야영수회담 개최를 거부하고 미묘한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아예 묵살하는 등 자만심의 극치를 드러냈다. 이런 태도는 여론의 엄청난 반격을 받았고 결국 레임덕(정권누수현상)의 출발점이 되고 말았다.

▼국회 경시▼

대통령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DJ, YS 두 정권의 국회 경시도 형태는 전혀 달랐지만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DJ정권은 지난달 의정 사상 최초로 여당의원들이 국회의장 공관을 점거하는 ‘기상천외’의 수법으로 검찰총장과 대검차장에 대한 탄핵안의 국회본회의 처리를 막았다.

이같은 정치의 ‘희화화(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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