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회담]'큰 성과' 비결은 막후접촉 활발때문

  • 입력 2000년 7월 31일 19시 27분


제1차 남북장관급회담은 비공개 막후 접촉의 역할이 빛을 발휘한 회담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두 차례 회의를 합쳐 2시간20분 남짓의 짧은 시간에 남북은 ‘6·15공동선언’의 이행 방안에 성공적으로 합의한 것.

며칠 동안 설전(舌戰)이 벌어지거나 ‘벼랑끝 전술’ 등이 동원되곤 했던 과거 회담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주목되는 막후 접촉은 서영교(徐永敎)통일부 국장과 최성익(崔成益)조평통서기국 부장간의 접촉. 두 사람은 30일 남북대표단이 삼원가든으로 오찬을 갈 때에도 호텔에 남아 입장 차이를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합의문도 두 사람간에 이뤄진 몇 차례 접촉을 통해 뼈대가 만들어졌다.

회담 관계자는 “박재규(朴在圭)수석대표와 전금진(全今鎭)단장을 비롯한 양측 대표들이본회담에서 논쟁 없이 원활한 진행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막후 접촉을 통해 충분히 의견 조율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수석대표는 “예술적인 새로운 대화 문화”라는 말로 이같은 대화 방식에 만족을 표시했을 정도.

회담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도 과거와 달랐던 대목.

남북은 과거 회담에서 첫 회의가 끝난뒤 각기 기조 발제문을 배포, 각자 입장의 정당성을 선전했다.

그러나 이번 경우 회담이 끝난 뒤에도 기조 발제문을 배포하지 않고 양측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같은 비공개 막후 접촉은 앞으로 다른 대화나 회담에서도 하나의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북연락사무소가 복원(15일)되면 이런 식의 비공개 사전 조율은 더 많아질 것이라는 것이 회담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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