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첫 단독회담]이산상봉-김정일답방 중점 논의

  • 입력 2000년 6월 12일 19시 37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분단 55년의 벽’을 넘어 13일 평양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와 함께 전용기편으로 서울을 출발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일정에 들어간다.

김대통령은 오후에는 김국방위원장과 단독 회담을 갖고 반세기의 대립과 반목을 씻어내고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냉전 해소방안을 본격논의하고 이어 14일에도 단독회담 및 확대 정상회담을 잇따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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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은 또 13, 14일 공식 만찬행사에 참석하는 한편 고구려 유적과 북한의 주요시설을 둘러보고 공연 등을 관람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13일 서울공항에서 ‘출발성명’을 통해 “북한에 가서 김정일국방위원장을 만나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고자 한다. 그래서 남과 북의 우리 민족들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는 내용의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다.

또 평양 순안공항에서는 ‘도착성명’을 통해 “남과 북의 온 겨레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자”는 취지로 북측 지도자들 및 주민들에게 호소할 예정이라고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공식수행원 10명을 비롯한 130명의 수행원과 통신 방송사의 취재기자 등 공동취재단 50명도 별도의 특별기편으로 김대통령과 함께 방북한다.

▼회담 구상▼

김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간의 만남 자체가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으며 △남북 정상이 하고 싶은 얘기는 모두 협의해 서로간의 이해의 폭을 넓혀 불신의 벽을 허무는 한편 △남북간 이질성이 크지 않은 실천가능한 현안부터 합의해 나간다는 3대 기본 입장을 정리했다고 박준영수석이 전했다.

김대통령은 이에 따라 화해 불가침 교류협력 등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을 바탕으로 이산가족 상봉, 경제협력, 북한 핵 미사일 등 남북간 모든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되 이산가족상봉 등을 우선적으로 타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만남 자체가 성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질적인 목표는 이산가족문제와 김정일국방위원장의 답방 등 두 가지”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산가족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합의가 이뤄질 것이며 김정일국방위원장의 답방도 그 시기를 구체적으로 못박지 못하더라도 원칙적인 합의에는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대통령이 김정일국방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일본이 요구하고 있는 북한 핵 및 미사일문제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얘기를 꺼낼 것”이라고 말했다.

▼경협 전망▼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남북경협과 관련해 논의할 구체적인 내용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어떤 형태로든 북한의 농업 및 사회간접자본시설(SOC)에 대한 한국의 지원방안이 언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민간기업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북한의 전력 통신 도로 철도시설 등을 건설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전문가들은 또 논의가 심도 있게 진행될 경우 서해안에 나진 선봉지구와 비슷한 성격의 경제특구를 건설하는 방안도 테이블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북한이 노동력과 토지를 제공하고 한국은 민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단과 SOC를 건설한 뒤 식품 신발 농수산물 가공 등 경공업 위주의 한국 중소기업이 북한공단에 대거 입주하는 프로젝트를 기대하고 있다.

재계 일부에서는 또 남북한 정상이 남북한을 관통하는 송유관이나 유라시아 연결철도 건설, 육로를 통한 금강산관광 허용 등 획기적인 대규모 프로젝트에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정상회담에서는 경협의 큰 원칙만 정해지고 가시적인 성과는 후속 실무접촉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영묵·이병기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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