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수원 방문]"관권-금권선거 수사를"

  • 입력 2000년 5월 1일 19시 35분


1일 경기 수원을 방문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6대 총선에서 여권의 ‘관권 금권개입’을 유난히 질타했다.

이총재는 이날 한나라당 경기도지부에서 열린 도 지부 정기대회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선거는 이 정권이 여론을 전혀 개의치 않고 발벗고 나서 관권 금권개입을 자행했던 선거였다”며 “선거가 이런 식이 되면 우리 정치문화에는 미래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갖가지 관권 금권 개입 사례에 대한 엄중 문책이 되지 않고서는 다음 선거에서의 공명을 바랄 수 없다”면서 “특히 수도권 일부 지역의 경우 선거를 사흘 앞두고 발표한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당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여권을 강력 비난했다.

이총재가 선거부정에 ‘창(槍)’을 세운 것은 수도권 97개 선거구 중 40개 지역에서 승리, 부진한 전적을 보인 데다 이날 대회에 이사철(李思哲·부천원미을) 구본태(具本泰·김포) 김본수(金本洙·용인을)위원장 등 경기지역 낙선자 대부분이 참석했기 때문. 여기에다 총선승리에 들떠 낙선자들의 불만 아우르기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도 의식한 것.

이총재는 도 지부 정기대회에서 “중앙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을 하지 못한 데 대해 당 총재로서 거듭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당선자 축하보다는 낙선자 달래기에 힘썼다. 이는 공천 파동 이후 단점으로 지적된 ‘인간미 결여’를 불식시키는 한편 이달말 전당대회를 겨냥한 포석.

총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이회창대세론’의 전국 확산에 주력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대전 청주 방문으로 시작된 이총재의 ‘전국 투어’는 3일 울산 방문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