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6·3세대 분석]"새정치 대안"여야 총선 전진배치

  • 입력 2000년 2월 11일 19시 55분


총선을 두달여 앞두고 유권자들의 ‘바꿔 욕구’와 시민단체들의 낙천운동이 맞물리면서 각당이 ‘386세대’들을 전진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들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갑자기 고조되는 분위기다.

현재 여야의 386세대로 거론되는 사람들은 주로 8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한 30대가 주축으로 이념적으로는 ‘진보’로 분류된다.

운동권출신 386세대들은 민주당쪽에 많다. 고려대총학생회장 출신인 허인회(許仁會) 이인영(李仁榮) 오영식(吳泳食)씨, 연세대총학생회장 출신인 우상호(禹相虎)씨 송영길(宋永吉)씨, 전서울대삼민투위원장으로 미문화원점거농성사건을 주도했던 함운경(咸雲景)씨, 한양대총학생회장출신인 임종석(任鍾晳)씨 등이 그들.

한나라당에는 서울대총학생회장출신인 오경훈(吳慶勳)씨, 연세대총학생회장출신인 정태근(鄭泰根)씨, 성균관대총학생회장출신인 고진화(高眞和)씨 등이 있다. 또 한나라당 서울 광진갑 김영춘(金榮春)지구당위원장처럼 학생운동을 한 뒤 일찍부터 정치권에 진입, 15대 때 총선에 출마한 경우도 있다. 운동권출신인 민주당 김현미(金賢美)부대변인도 오래 전부터 정당에서 터를 닦아왔다.

이밖에 학생운동을 한 뒤 전문직으로 방향을 바꾸었다가 정치권 진입을 노리는 386세대도 있다. 민주당 이승엽(李承燁)부대변인은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 국제금융전문가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 한나라당에 영입된 원희룡(元喜龍)변호사도 학생운동을 한 뒤 나중에 사시에 도전, 수석합격하기도 했다. 김성호(金成鎬)전한겨레신문기자는 최근 민주당에 입당했다. 한나라당 서울 서대문갑 이성헌(李性憲)지구당위원장처럼 나이는 40대 초반이지만 80년대 학생운동을 한 경력 때문에 ‘유사 386세대’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다.<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이들은 정치권의 보수적 인사들이 80년대에 진보적 이념이 대학가를 장악했던 점을 거론하며 사상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시대상황론’을 내세운다. 이인영씨는 “한때 시대적 상황 때문에 진보적 사상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들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386세대 대부분이 운동권이라는 ‘경력’하나만 가지고 선거전에 뛰어들려고 하지만 결국 ‘거품’으로 끝날 것”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 뛰어든 386세대는 “우리가 선거전에 전면적으로 뛰어든 것은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바람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386세대란?

‘30대로 80년대에 대학을 다녔고 60년대에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말.

이들은 민주화시위가 봇물을 이루던 80년대에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정치적인 성향이 아주 강한 편. 이 때문에 사회적 이슈에 민감한 편이고 변혁 지향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민주화가 진척된 뒤인 90년대에 대학을 다닌 젊은층들이 개인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과는 대조적.

최근 386세대가 각광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40대들은 ‘40대로 70년대에 대학을 다녔고 50년대에 태어났다’며 자신들을 ‘475세대’로 부르기도 한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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