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총격요청]이회성씨,「모종 역할」했나? 안했나?

  • 입력 1998년 10월 2일 18시 11분


판문점 총격요청사건의 전모에 대해 검찰과 안기부 등 사정당국은 상당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그림’의 윤곽은 이미 밝혀졌으며 검찰에서의 확인작업만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도 2일 “100%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당국은 특히 검찰에 구속된 오정은(吳靜恩)전청와대행정관 등의 ‘윗선’으로 지목되고 있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동생 회성(會晟)씨에 대해 오래전부터 주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2일 회성씨가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출국했을때 사정당국 내부에서는 몹시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다행히 이씨가 귀국하긴 했지만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사정당국이 이씨를 주목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 갈래에서다. 하나는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판문점 총격요청 사건의 관여여부.

사정당국은 총격요청사건 자체가 워낙 엄청난 내용이라 많은 사람이 관여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전행정관을 비롯해 이미 구속된 3명외에 회성씨 등 이총재 선거캠프의 최핵심 인사 2,3명만이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회성씨의 국세청 대선자금모금 사건 관여여부다.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기업주들이 서상목(徐相穆)의원만 보고 거액의 대선자금을 쾌척했겠느냐”고 말해 회성씨가 역할을 했음을 시사했다.

국민회의측이 회성씨의 미국 방문을 이석희(李碩熙)전국세청차장의 귀국 만류용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하지만 회성씨는 이같은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그는 총격요청사건과 관련, “구속된 한성기(韓成基)씨는 대선기간중 내가 만난 수많은 사람중 한 사람으로 민심동향을 얘기했을 뿐이며 5백만원을 줬다는 설도 근거가 없다”고 부인했다.

또 대선자금 모금 관여여부에 대해서도 이총재의 측근들은 “회성씨가 관여했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소설”이라며 “현 정권이 이총재를 죽이기 위해 이총재의 가장 가까운 친척인 회성씨를 얽어매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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