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한길리서치,5자대결 여론조사 엇갈린 1위]

  • 입력 1997년 9월 1일 20시 50분


동아일보사와 한국방송공사(KBS)가 공동주관한 3당후보 정책토론회에 뒤이어 실시한 2개 여론조사기관(동서조사연구소와 한길리서치)의 「동시여론조사」 결과 이회창―김대중―김종필―조순―이인제 5자대결시 1,2위의 순위가 각각 다른 점에 대해 적지않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했다. 같은 시간에 동일한 설문지로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했는데 왜 동서조사연구소 조사결과는 김대중(21.8%) 이인제(19.3%) 순이며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이인제(30.1%) 김대중(26.3%) 순으로 나왔느냐는 것이다. ▼허용오차의 문제〓「신뢰도 95% 수준에서 ±2.83%포인트(동서) ±3.1%포인트(한길)」라는 허용오차를 감안한다면 동서 조사의 경우 지지율은 김대중 19.0∼24.6%, 이인제 16.5∼22.1% 범위일 확률이 95%라는 뜻이 된다. 즉 김대중 19.0% 이인제 22.1%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길 조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이인제 27.0∼33.2%, 김대중 23.2∼29.4% 범위일 확률이 95%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 경우도 김대중 29.4% 이인제 27.0%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된다. ▼부동층 처리문제〓선거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 없다」 「있어도 밝힐 수 없다」 「아직 결정못했다」 「응답않겠다」 「기권하겠다」 「잘 모르겠다」 등으로 응답하는 부동층의 향배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이번 동시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부동층이 많고 적음에 따라 차이가 났다. 한길리서치는 부동층 응답자에 대해 「그래도 한사람을 고른다면 누구냐」 「지금 투표장에 나와 있다면 누구를 찍겠느냐」 등으로 거듭 지지후보에 대한 응답을 권유함으로써 부동층을 12.7%까지 줄였다. 이에 비해 동서조사연구소는 다자대결 구도로 갈등을 겪는 부동층 응답자에게 굳이 거듭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반영해 부동층이 35.8%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길 조사에서는 「기권」(0.7%) 「응답거부」(12.0%), 동서 조사에서는 「지지후보 없다」(2.8%) 「밝힐 수 없다」(4.0%) 「아직 결정 못했다」(27.0%) 「기타」(2.0%) 등으로 나왔다. 부동층응답이 많은 동서 조사에서는 김대중―이인제 순으로, 부동층 응답이 적은 한길 조사는 이인제―김대중 순으로 각각 나타난 것은 결국 「부동층 응답권유」 「부동층 그대로 반영」이라는 두 조사 기관의 조사기법상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부동층중 이인제 지지 성향의 응답자가 적지 않다는 의미도 된다. ▼전문가 의견〓서울대 박성현교수(통계학)는 『두 조사기관간 차이는 면접원의 적극성 차이로 통계적으로는 전혀 하자가 없다』며 『표본수 허용오차를 감안하면 뚜렷한 우열의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고려대 홍기선교수(신문방송학)는 『조사기관간 서로 다른 면접태도로 무응답비율이 크게 차이가 났기 때문에 직접 비교가 어렵다』며 『결론적으로 조사 결과는 심각했을지 몰라도 조사방법에 심각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김종하·양영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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