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長燁(황장엽)씨가 망명을 결행하기 전 작성했다는 서한은 남한의 지도자들에게 북한의 전쟁위협을 극비리에 알리기 위해 보낸 「밀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서한은 북한의 전쟁준비실태를 생생히 전달한 것은 물론 남한의 군과 안기부 여당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까지 제시하고 있어 그동안 작성주체나 경위를 둘러싸고 의혹이 제기됐었다.
황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한의 작성동기를 묻는 질문에 『북한은 경제가 파괴되고 사상이 동요해 전쟁을 할 것 같은데 가슴아프게도 남한동포들은 이에 대해 전혀 무관심한 것 같았다』며 서한작성동기를 밝혔다.
황씨는 이어 『북한이 남한 내부와해를 위해 스파이를 내려보내고 있는 데도 남한은 과거 일을 다 잊고 태평한 것 같고 데모와 파업은 지속돼 매우 격분했다』면서 『전쟁대비도 중요하지만 내부의 「불순분자」를 잡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접 북한에서 보고 느낀 것을 쓴 것』이라고 밝힌 황씨는 『감시가 심해 동생(金德弘·김덕홍씨)에게 남쪽으로 가 남조선 지도자에게 전달하라고 시킨 것인데 발표가 안될 것이 발표됐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망명전에 작성한 논문 「조선문제」도 발표용은 아니었지만 『전쟁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경고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고 황씨는 설명했다.
〈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