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지방자치 2년평가]비전 제시-여론 수렴 큰 향상

  • 입력 1997년 6월 5일 09시 48분


「경기 2020 비전과 전략」 「SMART 부산 21」 「2020 인천 드림」 「강원의 비전 21」 「충남 뉴호프 21」 「21C 전북 비전」. 민선 자치단체장들이 미래를 향해 내건 갖가지 구호만큼이나 각 시도가 추진중인 중장기발전계획은 다양했다. 따라서 평가대상 4개 부문 중 우열을 가리기가 가장 힘들었던 부문이 바로 「리더십과 대외관계」였으며 근소한 차로 광주와 전북이 각각 시와 도 중에서 최우수 자치단체로 선정됐다. 나머지 13개 광역자치단체들도 민간이 참여하는 민주적인 정책수립을 위해 주민과의 대화채널을 열고 의견수렴기구를 만드는 등 리더십과 대외관계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훨씬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부문 최우수시로 뽑힌 광주는 서방지하도로 조성사업을 놓고 열띤 논란이 빚어지자 주민투표 형식의 의견조사를 통해 이를 해결했다. 그리고 시산하 공무원들이 출퇴근시 보고 들은 시민생활 불편사항을 신속하게 해결하는 「견문보고제」를 실시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지역특성에 맞는 문화예술장기발전계획을 세우고 도민의 자긍심 고취를 위한 「자랑스런 전북 만들기」사업이 돋보였다. 경기는 특정임무 대책반(타스크 포스)과 연구소 연구위원을 통한 능률적 대안제시가, 제주는 98년2월 도정(道政)품질인정(ISO 9002)획득을 목표로 한 다채로운 교육활동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부산은 조직개편 때 민자유치계를 설치하고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제3섹터형식의 지방공기업 설립이, 대전은 사업현장을 직접 확인 점검하는 시정현장순찰제가, 인천은 시민존중 행정평가단 운영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서울의 경우 중앙정부로부터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보상금 5백억원을 받아내고 지하철 성남선 건설융자금 4백50억원을 국고보조금으로 전환했고 대구는 시장 등이 중앙부처를 부지런히 방문해 96년 23건 4천3백34억원, 97년 30건 4천3백11억원을 따냈다. 경북은 민선단체장의 선거공약 1백17개 모두를 「21세기 신경북비전」에 담았으며 강원은 아름다운 자연과 조화된 개발을 유도하기 위한 「경관형성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같은 각 지방자치단체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제시된 각종 방안의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의 취약한 재정자립도를 감안할 때 중앙정부 협조 없이는 실현불가능한 비현실적인 내용도 있었다. 또 연차별 투자사업 우선순위를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은 채 졸속적으로 계획돼 차기선거를 노린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의 소지를 남기기도 했다. 〈박경아 기자〉 ▼ 최우수道 전북 ▼ 계획이나 공약을 얼마나 잘 구체화하고 치밀하게 실천하는지를 평가한 「리더십과 대외관계」부문 평가에서 최우수도로 뽑힌 전북은 민선체제 출범과 동시에 도민 여론을 수렴, 4대분야 12개 핵심사업을 선정했다. 12개 핵심사업 중에는 지역의 인재육성을 위해 전북내 장학재단을 통합해서 만든 「꿈나무장학재단」의 기금조성사업, 전주시 외곽에 준비중인 「자랑스런 전북인 동산」조성사업 등이 돋보였다. 또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판소리의 세계화를 위해 99년부터 격년제로 전세계 30여개국을 초청하는 「전주세계소리축제」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선거공약도 50대 사업별로 세부시행계획을 수립, 중기재정계획에 27건을 반영하는 등 지역발전계획의 구체화에서 앞서가고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도민의 도정 참여를 위해 관련기관단체 초청 정책토론회와 권역별 주민공청회를 여러차례 열었으며 중앙정치권의 협조를 확보하기 위해 여야 지구당 위원장 초청설명회를 연 대목도 평이 좋았다. 〈하태원 기자〉 ▼ 최우수市 광주 ▼ 리더십과 대외관계부문에서 광주시가 최우수시로 뽑힌 것은 △주민의견의 적극적인 시정반영 △중앙 및 기초자치단체와의 협력강화 △공무원 인력감축으로 대표되는 행정개혁이 다른 곳에 비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해 광주시가 채택한 제도가 「견문보고제」. 시 산하 5개 구청과 1백여개 동사무소의 6천6백여 공무원들이 평소 시정에 대해 느끼고 있던 불합리한 점이나 시민들의 불편사항, 도로나 하천등에 있는 위험요소 등을 보고 느낀대로 해당 서식에 기재해 제출하는 제도다. 96년 한해동안 접수된 2천5백9건 중 2천1백50건이 처리돼 85.7%의 높은 처리율을 보였다. 대표적 개선사례는 △시청 자동차 온라인시스템 운영시간 연장 △남구 백운동 백운고가도로 노면 보수 등. 공무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과별 개인별 통계를 내 포상하고 있다. 또한 지역에 있는 14개 대학 20명의 학생을 위촉, 운영하는 「대학생 시정모니터제도」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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