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특위 여야협상 점검]與 『黨최대의 딜레마』한숨

  • 입력 1997년 3월 10일 20시 10분


신한국당에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를 국회 한보사태 국정조사특위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청와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한국당소속 특위위원들은 한결같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특위위원들의 첫반응은 『야당이 확실한 근거를 갖춘 소명자료를 내지 않은채 무조건 현철씨의 증인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보다는 「흠집내기용」 정치공세에 불과하다』(金學元·김학원의원) 『야당측이 객관적 소명자료만 제출하면 증인출석을 거부하지 않는다』(李思哲·이사철의원)라는 등 공식적인 당론을 되풀이했다. 金在千(김재천)의원도 『일단 특위활동을 시작한뒤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속사정은 무척 복잡한 듯했다. 검찰조사이후에도 현철씨에 대한 국민의 의혹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데다가 자칫 정치쟁점으로 비화할 경우 여권의 「아킬레스건(腱)」을 건드릴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출신의 한 특위위원은 『현철씨 증인문제가 신한국당의 최대 딜레마』라고 털어놨다. 또다른 위원도 『야당측의 무책임한 정치공세도 문제지만 어차피 걸러야할 문제를 차일피일 미뤄야하는 우리 입장도 이젠 짜증스럽다』고 푸념했다. 한편으로는 조심스럽긴 하지만 상황이 심각한만큼 현철씨를 증언대에 세워야한다는 「대세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국민적 의혹이 커 현철씨는 결국 증언대에 설 것』이라며 『당지도부가 바뀌고 임시국회회기가 끝나는 17일까지는 가닥이 잡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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