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臣 한보연루/YS-DJ 영향받나]

  • 입력 1997년 2월 5일 20시 13분


[임채청 기자] 洪仁吉(홍인길·신한국당) 權魯甲(권노갑·국민회의)의원의 한보연루설이 몰고올 정치적 파장과 폭발력은 결코 예사롭게 보아 넘기기 힘든다. 물론 이들이 「보통 국회의원」이 아니라 세상에 널리 알려진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金大中(김대중)국민회의총재의 「분신(分身)」이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 「이제 시작」이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에 이 문제로 인해 (양김)兩金씨가 곧바로 한보태풍의 중심권에 밀려들어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 두사람이 입게 될 정치적 타격의 질(質)과 양(量)도 성급히 예단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히 대두된 문제점중 하나는 짧게 보아 지난 10여년간 지속돼온 양김씨 식(式) 「측근정치」의 한계와 폐해다. 독재정권아래에서 온갖 고난을 겪으며 정치투쟁을 해온 역정의 결과로 「믿을 수 있는」 측근에의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양김씨의 공통된 처지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더이상 같은 행태의 「정치스타일」을 유지하기 힘들게 된 것만은 분명하다. 이미 양당내에 가시적이든 잠재적이든 이른바 「가신정치」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게 그 징후다. 따라서 어떤 내용으로든 당운영 등 정치행태를 바꾸지 않을 경우 타격이 점증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미 신한국당내에서는 초선의원 모임인 시월회의 청와대강경파 성토와 당내 민주화 촉구 등 유의할만한 징후들이 나타났다. 당 일각에선 『김대통령 중심으로는 난국을 극복하기 힘든다』며 김대통령과 당의 결별 주장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비주류의 세가 약한 국민회의의 속사정은 아직 신한국당보다 심각하지 않은 편이다. 특히 비주류라해서 한보사건의 사정권(射程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동병상련(同病相憐) 의식 때문에 『한보사태의 본질을 떡값 수사로 호도하지 말라』며 대여(對與)공세를 강화하는 등 주류측과 공동전선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오래가기는 어렵다. 장기간 누적돼온 김총재 측근들에 대한 불만 표출은 시간 문제이고 어떤 형식으로든 김총재도 당운영방식의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라는 게 당안팎의 지배적 시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양김씨가 「양김 식 정치행태」에 대한 염증과 세대교체 심리확산 때문에 대선에 대해 전면 재구상해야 할 상황이 올는지도 모른다. 특히 대선승리를 위해 자신과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인물선정이 가능한 김대통령보다 여권의 「공멸(共滅)」전략을 돌파할 마땅한 카드가 없는 김총재가 더 심각한 고민을 안게 될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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