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21세기/한반도97선택]北 내부문제 전문가진단

  • 입력 1996년 12월 31일 19시 20분


▼ 김정일 체제 金正日(김정일)이 97년중 권력을 공식승계할 가능성이 높다. 7월로 金日成(김일성)의 만3년상이 끝나고 최고권력의 공백상태를 더 이상 방치하면 후유증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이봉조 조명철). 김정일은 정권창건일(9월9일)에 즈음해 국가주석을,노동당창당일(10월10일)을 계기로 당총비서를 승계할 공산이 크다. 남한의 대통령선거전을 북한은 승계의 호기로 여길 것이다. 다만 김의 스타일로 볼때 당총비서는 자신이 맡고 대외활동이 많은 국가주석에는 다른 인물을 내세울지도 모른다(고유환 최주활). 김이 권력을 승계하면 현재와 같은 군부주도의 비상위기관리체제를 정상적인 국가운영체제로 전환하려 할 것이다. 그러면 노동당과 정무원(정부)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김구섭 이봉조). 그러나 순조로운 권력승계에는 경제난해결과 北―美(북―미)관계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이 때문에 97년중 권력승계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김구섭). 북한체제가 조기붕괴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북한은 동구(東歐)와는 다르다. 김이 활발히 활동중이고 결정적인 붕괴조짐도 아직 없다. 따라서 96년과 비슷한 상황이 97년에도 계속될 것이다(의견일치). 97년에는 김의 측근들이 더욱 부상할 것이다. 金容淳(김용순·당대남비서) 張成澤(장성택·당제1부부장) 金基南(김기남·당선전비서) 金英春(김영춘·군총참모장) 趙明祿(조명록·군총정치국장) 등이 그들이다. 이밖에 桂應泰(계응태·당공안비서) 金正宇(김정우·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장) 등도 부상이 점쳐진다(지목 빈도수). ▼ 경제와 주민 북한경제는 90년이후 줄곧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97년에도 마이너스성장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제난을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동용승 조명철). 식량난도 계속될 전망이다. 북한이 97년에 필요로 하는 식량은 6백70만t정도이나 96년에는 3백70만∼3백80만t을 생산하는데 그쳤다. 다만 97년 식량생산은 96년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는 사정이 조금 호전될 가능성도 있다(김운근 전현준). 살아남기 위한 주민들의 탈북도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런 동요와 탈북행렬이 체제불안 요소로 축적될지언정 소요나 폭동, 체제붕괴로까지 이어지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주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적은데다 북한당국이 국경경비를 강화, 주민들을 이중삼중으로 감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민통제에 있어 군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다(김구섭 이봉조). 하부구조인 경제가 흔들려도 상부구조인 권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않는 비상식적 현상이 계속될 것이다(의견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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