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노동계 파업 일단 관망 『신정연휴 기대』

  • 입력 1996년 12월 30일 08시 09분


「朴濟均 기자」 정부와 신한국당은 노동관계법 날치기처리에 따른 노동계의 반발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자 「의외」라는 반응이다. 26일 날치기처리 직후만해도 신한국당 관계자들은 『일시적으로 노동계의 반발이 있겠지만 결국은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우리의 충정을 알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계가 26일부터 즉각 조직적 파업에 돌입한 뒤 지하철 노조 등이 이에 동참하자 휴일인 29일 고위당정회의를 열어 대책을 숙의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도 李壽成(이수성)국무총리가 30일 자제를 호소하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한다는 것외에 별다른 방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당정은 당초 노동관계법 처리를 결행하면서 노동계가 반발을 보일 경우 강력히 대처한다는 방침을 확고하게 세웠다. 특히 「복수노조 3년유예」에 따른 민노총의 반발 등을 강력히 제압, 민노총과 한국노총 등 상급노동단체간의 틈새를 노린다는 전술도 함께 세웠었다. 그러나 노동관계법 처리직후부터 이들 단체들의 반발이 「선명성 경쟁」으로 치달으며 파업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자 방침을 바꿨다. 자칫 민노총의 파업을 물리력으로 진압하려 할 경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29일 고위당정회의에서도 「일단 관망」이라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회의는 그러나 제조업체의 파업참여가 주춤거리는 등 「희망적인」 신호도 나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날 회의는 또 복수노조 유예 문제를 둘러싸고 빚어진 당정간의 불협화음을 봉합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 朴世逸(박세일)청와대사회복지수석이 26일 노동관계법이 처리된 뒤 복수노조 유예에 대해 『정말 잘못된 일이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자 27일 고위당직자회의와 의원모임에서 박수석에 대한 성토가 빗발쳤다. 洪準杓(홍준표) 金武星(김무성) 金文洙(김문수)의원 등 10여명은 27일 姜三載(강삼재)사무총장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대통령을 위해 당에서는 죽을 고생을 다해 법안을 처리했는데 무슨 소리냐』고 반발했다. 이 때문에 강총장이 28일 『개인적인 서운함을 토로한 것으로 안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박수석은 이날 당정회의에 참여, 자신을 둘러싼 잡음을 해소하려고 애썼다. 아무튼 당정이 기대하는 건 신정연휴가 자동적인 「냉각기간」이 되면서 노동계의 파업도 상당히 진정되지 않겠느냐는 것인 듯하다. 여기에 야당도 파업에 대한 동참 수위를 결정하지 못하는 눈치여서 정치권의 관망자세는 연초까지 유지될듯 하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