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동하는 대권산실/김덕룡]얼굴없는 「홍보팀」물밑 진군

  • 입력 1996년 12월 5일 20시 12분


「鄭然旭기자」 4.11 총선이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정보기관은 신한국당 2백53개 원내외 지구당위원장의 성향분석 보고서를 金泳三(김영삼)대통령에게 올렸다. 이 보고서의 핵심적인 내용은 지구당위원장중 金德龍(김덕룡)정무장관과 가까운, 이른바 「DR(김장관의 영문약칭)계」가 70명을 웃도는 세(勢)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보고서 내용은 여러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런 분위기탓인지 김장관은 최근 각계인사가 참여하는 「백범기념관설립위원회」의 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도 사전에 김대통령의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김장관주변의 표면적 분위기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대권」의 「대」자도 꺼내지 말자는 분위기다. 김장관 스스로 『지금은 대권논의를 할 때가 아니다』며 주변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 김장관의 일정 및 조직관리 기획업무를 총괄하는 팀은 兪成植(유성식)보좌관 등 30대 비서관 7명으로 구성돼 있다. 밖으로 드러난 사무실은 의원회관과 지구당 두곳 뿐이다. 공식 자금줄인 후원회도 중소상공인들이 주축이다. 회원은 金明萬(김명만·영일상공대표)회장을 비롯, 50명 정도다. 그렇다고 김장관이 그냥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들어 느슨해진 자문팀도 가동을 시작, 내면적으로는 본격 대권행보에 접어드는 느낌이다. 대표적인 사조직이 「DR홍보팀」. 30, 40대 광고 및 홍보전문가 6,7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비정기적 모임을 갖고 「세대교체」와 「국민통합의 적임자」를 핵심으로 한 김장관의 이미지구축에 발벗고 나섰다. 그러나 구성원 대부분이 기업체 중견간부라는 점 때문에 면면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자문교수팀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 팀은 한달에 한두차례씩 만나 총괄적 자문에 응하는 6, 7명의 교수팀과 각론별 정책팀 등 두갈래로 나뉘어 있다. 이 가운데 경제자문팀은 車東世(차동세)KDI원장 金廣斗(김광두)서강대교수 모기업연구소의 K씨 등이라고 김장관측은 전한다. 외교안보팀으로는 Y대 C,A교수 宋榮大(송영대)전통일원차관 등이, 정치 행정팀으로는 서울대의 鄭正佶(정정길·행정대학원장) 金光雄(김광웅) 李達坤(이달곤), 숙명여대의 朴載昌(박재창)교수와 尹泳五(윤영오)여의도연구소장 등이 주요 멤버로 알려져 있다. 아무튼 김장관이나 보좌진들의 표정에선 「자신감」이 넘친다. 그들은 『두차례 대선(87년과 92년)을 총괄해본 「노하우」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고 장담한다. 또 오랜 정치생활을 하면서 맺은 정계 학계 재계 관계 시민단체 등과의 연(緣)도 든든한 후원군이 될 것이라는 게 김장관 캠프의 얘기다. 김장관 캠프는 여권의 지기(知己)들로 경복고 선배인 李源宗(이원종)청와대정무수석을 비롯, 金基洙(김기수)대통령수행실장 李信範(이신범) 孟亨奎(맹형규) 李源馥(이원복)의원 등 신한국당내 초 재선의원들을 꼽는다. 또 김장관이 주도하는 국회내 「과학기술연구회」에는 원내 최대규모인 75명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김장관 캠프가 내세우는 최대 강점은 「DR대망론」의 진원지역할을 하는 경제계인맥. 김장관은 기업체 임원 및 주요간부 6천여명이 가입한 「한국경영자지도자회」회장과 「세계한인상공인단체총연합회」의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리 남성중 동기인 金榮石(김영석)아시아자동차사장, 경복고 선배인 金相廈(김상하)대한상의회장, 金義徹(김의철)뉴코아백화점회장 등을 가깝게 지내는 인물로 꼽는다. 또 李林洙(이임수) 朴駿緖(박준서)대법관 宋正鎬(송정호)부산지검장 李光洙(이광수)제주지검장 任彙潤(임휘윤)광주고검차장검사 등 법조계인사, 韓完相(한완상)방송통신대총장 徐英勳(서영훈)전KBS사장 元佑鉉(원우현)방송위원장 玄勝一(현승일)국민대총장 金正男(김정남)전청와대교문수석 李明賢(이명현)서울대교수 등 각계인사들과도 각별한 사이다. 사무실설치 등 본격적인 활동개시 시점을 내년 봄으로 잡고 있는 김장관 캠프는 요즘 공격적 홍보전략으로 선회, 대선주자간의 차별화를 통한 「DR대세론」의 확산을 노리고 있다. 김장관 캠프가 내세우는 「3박자론」, 즉 차기 집권여당 대통령후보의 핵심 요건은 △시대적 명분(국민통합과 지역갈등 해소) △정치적 기반(수도권과 세대교체 지지세력) △대야(對野)경쟁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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