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장애인 안전 위해… 설계도 세 번 갈아엎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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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생설계경진대회 시상
KAIST ‘수동 휠체어 주행보조기’… 군산기계공고 ‘빨래걸이 방범창’ 대상

제6회 전국학생설계경진대회’에서 수동 휠체어에 붙이는 전동 주행보조기로 대학부 대상을 탄 KAIST 팀과 빨래걸이 비상 알람 방범창으로 고등부 대상을 탄 군산기계공고 팀. 대한기계학회 제공
제6회 전국학생설계경진대회’에서 수동 휠체어에 붙이는 전동 주행보조기로 대학부 대상을 탄 KAIST 팀과 빨래걸이 비상 알람 방범창으로 고등부 대상을 탄 군산기계공고 팀. 대한기계학회 제공
 “시중에서 파는 전동 휠체어는 300만 원이 넘는 비싼 가격 때문에 선뜻 구입하지 못하는 장애인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수동 휠체어에 부착하는 보조 전동장치는 휠체어 아래쪽이나 뒤쪽에 붙이게 되어 있어 오히려 장애인을 넘어뜨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런 단점을 모두 보완하기 위해 설계도를 세 번이나 완전히 갈아엎었습니다.”

 대한기계학회가 주최하고 미래창조과학부, 경암교육문화재단,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제6회 전국학생설계경진대회가 12일 서울 고려대에서 열렸다. 대상을 차지한 KAIST 팀은 수동 휠체어에 붙이는 전동 주행 보조기 작동 원리를 설명하면서 “몸을 굽히거나 틀지 않고 휠체어에 붙일 수 있도록 하면서 가격은 제작 원가 기준 20만 원대로 낮췄다”라고 설명했다. 심사를 총괄한 이재응 집행위원장(중앙대 기계공학부 교수)은 “비슷한 아이디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착안점이 좋았고 곧바로 상품으로 팔아도 될 정도로 완성도도 훌륭했다”라고 평가했다.

 이 대회는 사회적 이슈를 공학기술과 접목한 설계 작품을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선보이는 행사다. 경쟁은 치열했다. 지난해보다 40여 팀 많은 170개 팀이 대회에 뛰어들었고 이 중 대학부 15팀, 고등부 15팀이 최종 본선까지 살아남았다.

 올해 주제는 ‘안전’.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 버스 전복 사고 등 운송 수단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경각심을 갖자는 취지였다.

 대학부는 ‘수송 수단 안전’에 초점이 맞춰졌다. 참가팀은 대부분 기존 상품의 단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단가를 낮춘 작품을 선보였다. 아기가 타고 있을 때 보호자가 손잡이를 놓으면 유모차가 자동으로 멈추는 ‘유모차용 안전 제동 장치’를 설계한 유한대 팀(금상) 역시 “전자센서를 쓰면 훨씬 편하게 만들 수 있었지만 제작 단가를 고려해 와이어와 스프링만으로 동작하도록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고등부 주제는 ‘가정 안전사고 예방 기술’이었다. 집 안에서 일어나는 작은 사고를 막기 위한 아기자기한 작품들이 전시됐지만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철저히 연구한 흔적이 역력했다. 대상을 탄 군산기계공고 팀이 설계한 ‘빨래걸이 비상 알람 방범창’은 방범창과 경보 알람, 빨래걸이 기능을 창틀 하나에 모아 놓은 ‘아이디어 집약체’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팀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창문 낙상 사고나 허술한 방범창 때문에 생긴 범죄에 주목해 개선점을 찾아냈다.

 정인곤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는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창의성과 작품 완성도가 매년 높아지고 있다”라며 “더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기대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가정 안전사고 예방 기술#전국학생설계경진대회#kaist#군산기계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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