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맨부커상 최종후보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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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폭력 다룬 소설 ‘채식주의자’로… 노벨상 파무크-中옌롄커 등 5명과 경쟁
5월 16일 수상자 발표

소설가 한강 씨(46·사진)가 영국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맨부커상은 노벨 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14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에 한 씨를 포함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6명을 발표했다. 한 씨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 중국 작가 옌롄커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다.

한 씨는 2004년 발표한 소설 ‘채식주의자’(영문판 제목 ‘The Vegetarian’)로 최종 후보에 선정됐다. 폭력에 대항해 스스로 나무가 되고자 햇빛과 물만으로 살아가려고 하는 여성의 이야기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1월 포르토벨로 출판사가 출간했다. 이 책을 영어로 옮긴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 씨도 함께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한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무척 기쁘고 커다란 격려를 받은 기분”이라면서 “주변에서 다들 기뻐해 주셔서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작품이 해외 독자에게 의미 있게 전달된 데 대해 그는 “좋은 번역자와 편집자를 만난 덕택”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작품에 대해 “더 이상 인간에 속하고 싶어 하지 않는 한 사람의 기이한 결단을 통해 인간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의 폭력에 의한 고통이 이 소설의 중요한 부분이고, 우리가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향하게 되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고민한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와 함께 앙골라, 오스트리아, 한국 작가도 최종 후보로 포함됐다”며 “후보들은 국경을 넘어 소설 그 자체로서의 아름다움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한 씨와 스미스 씨는 최종 후보로 선정돼 각각 상금 1000파운드(약 163만 원)를 받는다.

맨부커상은 영국 등 영연방 국가 작가에게 주어지는 맨부커상과 비(非)영연방 작가와 번역가에게 수여되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으로 나눠 수여된다. 올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는 작가 155명 중에서 13명을 선정했고, 다시 6명을 최종 후보로 추렸다. 맨부커상 후보작에 올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채식주의자’는 국내에서도 올 들어 2만 부 이상 판매됐다. 수상자는 다음 달 16일 런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에서 열리는 공식 만찬 자리에서 최종 후보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된다. 수상자에겐 5만 파운드(약 8170만 원)를 준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한강#맨부커상#채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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