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빅데이터로 오징어 어장 예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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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화 기상청장 “전력수요 예측 등 경제적 가치 창출할것”

“이제는 기상청도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를 해야 합니다.”

고윤화 기상청장(61·사진)은 5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상청이 날씨 예보만 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기상청이 보유한 방대한 자료를 활용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까지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청장은 오징어 어장 예보를 예로 들면서 “올해를 빅데이터를 활용한 경제적 가치 창출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했다. 오징어 어장 예보는 오징어 떼가 언제쯤, 어느 바다로 몰릴 것인지 미리 알려주는 것. 그는 “오징어잡이 어선이 언제, 어느 바다에서 오징어를 얼마나 잡았는지에 관한 자료를 각 지역 수협 어촌계가 다 갖고 있다”며 “어획량과 당시 해수면 온도, 기상 상태 등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면 언제쯤, 어디에 어장이 형성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최근 오징어 어장 예보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고 청장은 “오징어 어장 예보 모델을 개발하면 우리가 갖고 있는 빅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해 고등어, 갈치 모델 개발에도 나설 것”이라며 “어장 예보 모델 개발 등을 전담할 기상서비스진흥국을 지난달 신설하고 모두 49명의 인력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고 청장은 전력 수요 예측도 기상청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로 꼽았다. 그는 “전력거래소의 전력 수요 예측 모형을 보니 전국 8개 도시의 최고 기온, 최저 기온, 평균 기온 3가지만으로 다음 날 수요를 예측하더라”며 “여기에 일사량 풍속 등 다른 데이터 몇 가지를 추가해 분석했더니 전력 수요가 기온보다는 불쾌지수, 체감온도와 상관관계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전력 수요 오차를 줄이면 전력대란을 막을 수 있고, 발전시설의 불필요한 가동을 줄일 수도 있다”며 “올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으로부터 15억 원을 지원받아 전력 수요 예측 모델 개발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 청장은 “기상청 본연의 임무인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상대 수를 차츰 줄이면서 예보 업무를 광역화하려는 것도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지난해까지 45개였던 전국의 기상대 중 일부를 지방청으로 통합해 8일 현재 36개로 줄였다. 올해 안에 13개까지 축소할 예정이다. 고 청장은 “지역 기상대에서는 밤에 혼자 근무하면서 예보 업무를 맡는데, 막 들어온 예보관이 모르는 게 있어도 당장 물어볼 사람이 없다”며 “예보 업무를 지방청 단위로 광역화하는 건 10년, 15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 예보관과 함께 근무하면서 실력을 키우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예보와 관측 기술이 발달해 서울에서도 마라도의 풍속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굳이 지방 기상대에 많은 예보관이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고윤화#기상청장#전력수요#빅데이터#경제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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