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원 11명, 韓人행사 찾아와 ‘어깨동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미주한인 풀뿌리 콘퍼런스 초청… 혼다는 위안부할머니 안고 눈물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저녁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인근 하이엇호텔 연회장. 미주 한인들의 정치 네트워크인 ‘미주 한인 풀뿌리 활동 콘퍼런스(KAGC)’가 주최한 만찬에 미국 연방 상·하원 의원 11명이 참석했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로버트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에 이어 알래스카가 지역구인 마크 베기치 상원의원까지 등장하자 “우아”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의 하원 통과와 버지니아 주 교과서 동해병기 법안 통과 과정에서 보여준 한인들의 응집된 정치력이 11명의 친한파 미국 연방 의원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 것이다. KAGC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의 친(親)이스라엘 로비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처럼 한인 목소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결집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로이스 위원장은 “안녕하세요”라는 우리말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역사는 있는 그대로 가르쳐야 한다. 부인해서는 안 된다”며 역사 왜곡을 시도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를 간접 비난했다. 메넨데스 위원장도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미국도 노예제도를 인정하고 직면함으로써 그 역사적 질곡에서 벗어나고 전진할 수 있었다”며 “일본에도 역사를 인정한 뒤에야 자유로워지고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강조했다.

하원 외교위원장을 지낸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의원은 “위안부 문제는 인간의 기본 권리에 관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계 의원들도 참석했다. 위안부 결의안 하원 통과의 주역인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민주)은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강일출 할머니를 연단 위로 모신 뒤 눈물을 흘리며 이들을 끌어안았다. 마크 타카노 하원의원도 “한인들의 인권에 대한 노력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일본에도 전하겠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에 지역구가 있는 잰 샤코스키, 브래드 슈나이더 하원의원은 지역구에서 온 한인들과 함께 열심히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6·25전쟁 참전용사인 찰스 랭걸 하원의원은 연신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빌 패스크렐,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도 한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냈다.

행사를 주도한 김동석 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미국에서 한인들의 입지가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