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먼 원장 “日도 美의 ‘혼다방식’처럼 한국에 책임져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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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먼 ‘우드로윌슨센터’ 원장 방한… “美주류는 한국의 역사 입장 지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운영했던 ‘강제수용캠프’에 대해 일본에 사과하고 배상했듯 일본도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책임감 있는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일본계인) 마이크 혼다 의원이 경험한 방식이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

미국 하원 9선(選) 의원(민주당·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외교안보 전문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센터를 이끌고 있는 제인 하먼 원장(69·사진). 경남대(총장 박재규)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18일 인터뷰에서 “동북아시아 지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 문제로 불편한 관계에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하먼 원장이 언급한 ‘혼다 방식’이란 미국이 진주만 폭격 직후인 1942년 2월 일본계 미국인 11만2000명을 콜로라도 주 그라나다 수용소에 강제로 격리 수용했던 사실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배상했던 사실. 1944년 당시 미국 대법원은 일본계 미국인들을 잠재적 적대자로 규정해 강제 수용한 행위에 대해 합헌으로 판단했지만 1988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는 당시 정부 결정이 ‘인종편견과 전쟁 히스테리에 기초한 것’이라며 머리를 숙였다.

하먼 원장은 “일본도 미국이 했던 것처럼 한국에 위안부 문제에 대해 성의를 보이고 결자해지(結者解之)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위안부(comfort women)라는 표현보다는 성노예(sex slaves)가 더 적확한 표현”이라고 했다. 하먼 원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극도의 논란을 일으킨 행동”이라고 언급한 뒤 “역사문제에 관한 한 미국 내 주류 의견은 한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소개했다.

우드로윌슨센터는 2006년부터 경남대와 손잡고 북한 현대사 문건 발굴 작업(NKIDP)을 벌이고 있다. 1997년 방북 경험이 있는 하먼 원장은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해 “장성택의 처형으로 친중파를 숙청한 것은 북한의 개혁 개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체제 내부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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