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대통령 “北인권 공론화, 저라도 나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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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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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 방한

이화여대 평화학연구소 초청으로 23일 방한한 조제 하무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화여대 평화학연구소 초청으로 23일 방한한 조제 하무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21세기에 북한 같은 나라가 있다는 건 비극입니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주한 동티모르 대사관저에서 만난 조제 하무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쪽으로 포격을 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밝혔다. 오르타 대통령은 지난해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해 국가 원수로는 유일하게 직접 비난 성명을 내며 북한을 강도 높게 비난한 바 있다.

그는 특히 한국 정부가 북한에 수해 지원 물자를 전달하기로 통보한 날 포격을 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지원물품이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북한 정부와 협약해야 한다”며 “북한이 이를 거부하면 원조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아시아 모든 국가가 비핵화하는 흐름을 만들어 북한이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념 대립 문제로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한 논의가 한국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 공론화의 해법으로 ‘스타해법’을 제시했다. 앤젤리나 졸리가 나서 소말리아 인권 문제를 세계적으로 공론화했듯이 북한 인권 문제에도 스타가 나설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는 또 아시아 인권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아시아가 급부상한다고 하지만 가난한 사람 60%는 아시아에 몰려있다”며 “한국 일본 중국 등 막강한 힘을 가진 나라들이 가난, 교육 등 인권과 직결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준다면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 평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르타 대통령은 이화여대 평화학연구소(소장 박경서 석좌교수) 초청으로 23일 방한했다. 그는 동티모르의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며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 공로로 1996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내년이면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그는 “연임에 도전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며 “남은 임기 동안 평화를 정착시키고 내년 선거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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