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관측용 풍선 성층권에 올려 독도 촬영, 세계에 ‘독도는 우리땅’ 알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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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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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둘, 열세살 형제 야무진 ‘독도 사랑’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대광중학교 운동장에서 박찬우 군(오른쪽)과 동생 찬민 군(왼쪽)이 한반도와 독도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풍선로켓을 발사한 뒤 기념 플래카드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대광중학교 운동장에서 박찬우 군(오른쪽)과 동생 찬민 군(왼쪽)이 한반도와 독도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풍선로켓을 발사한 뒤 기념 플래카드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부슬비가 간간이 뿌리는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대광중 운동장에서는 두 형제의 특별한 실험이 실시됐다. 이 실험은 캠코더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소형 낙하산이 설치된 기상관측용 풍선을 성층권(35km)까지 올려 한반도와 동해, 독도를 찍는 것. 그들만의 ‘풍선 로켓’을 만든 이는 과학자도, 대학교수도 아닌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어린 형제. 형 박찬우 군(13·서울 대광중 1)과 동생 찬민 군(12·서울 대광초 6)은 푸른 동해를 배경으로 한 독도를 찍어 독도가 우리 땅임을 증명하겠다는 생각에 이 실험을 계획했다. 형제는 이 실험을 ‘독도 코리아 프로젝트’라 불렀다. 이날 실험은 30일 본 발사에 앞서 ‘로켓’의 성능과 촬영을 시험하기 위한 예비 발사다.

특수 재질로 만들어진 풍선에는 헬륨가스가 채워져 일반 풍선과 달리 성층권까지 올라갈 수 있다. 성층권까지 올라간 풍선로켓은 한반도와 동해, 독도를 촬영한 뒤 기압차로 터져 다시 낙하하게 된다. 이를 GPS로 위치를 추적해 다시 회수하는 것. 이날 발사된 풍선로켓은 약 100km 떨어진 경기 양평군 단월면의 삼림 지역에 떨어졌다.

박 군 형제는 30일 옛 동대문운동장 자리에서 본실험을 한다. 형제는 독도 영상을 촬영한 뒤 영상 아래에 한국어와 영어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 이 영상을 제작했다. 일본은 영토 왜곡을 중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적어 ‘유튜브’에 올릴 계획이다.

기상관측용 풍선을 이용한 위성영상 촬영 실험은 2009년 9월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학생들이 한 바 있으며, 국내에서는 2010년 10월 충남대 학생들이 유사한 실험을 했다. 박 군 형제는 기상관측용 풍선을 이용한 위성영상 촬영 실험 분야에서 가장 어린 ‘과학자’인 셈이다.

약 120만 원에 이르는 각종 장비를 마련하는 것도 어린 형제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박 군 형제는 먼저 조석준 기상청장에게 실험의 취지와 도움을 요청하는 e메일을 보냈고 조 청장의 도움으로 관련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실험 기획 중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유사 실험에 성공했던 충남대생들에게 e메일로 조언을 구했다. 또 찬우 군이 다니는 학교 선생님들의 도움도 받았다. 삼성전자는 캠코더를, 진양공업은 기상관측용 풍선을, 애니케어는 GPS 단말기를 선뜻 제공했다.

찬우 군이 이 실험을 결심한 계기는 캐나다 토론토 유학시절인 2007년 7월. 찬우 군은 “수업을 받는데 교과서에 동해가 일본해(Sea of Japan)로 표시돼 있었다”며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교과서 내용이 틀렸다고 얘기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것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형제는 사이버외교사절단인 반크(VANK)에서도 활동하며 2010년 한일강제합병 100년을 맞아 광복절에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하기도 했다. 찬우 군은 “작은 일이지만 국민 모두가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알린다면 일본이 왜곡된 주장을 계속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 형제의 풍선로켓이 그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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