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빈 난징대 부총장 방한… “中, 마르크스 신봉 교조주의 벗어나 학자들 연구태도도 이젠 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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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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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서 마르크스 연구자회의

“한국에서 마르크스주의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고 변화하는지 눈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마르크스주의를 연구하는 중국 대학교수 14명을 이끌고 27일 한국을 방문한 난징(南京)대 장이빈 부총장(54·사진)은 이날 인하대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정치적 이념을 떠나 마르크스주의를 연구하는 한국 학자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 부총장은 정치 경제적으로 중국이 크게 성장하면서 마르크스주의의 기본 사상도 달라지고 있다고 중국의 속사정을 설명했다. “개혁개방과 시장경제 체제를 통해 중국이 발전하면서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과거의 마오쩌둥 식 사상을 고집하는 것이 어렵게 됐죠.”

그는 “1980년대 들어 시장개혁과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중국은 마르크스의 이념노선과 원칙을 검증 없이 신봉하는 교조주의에서 사실상 벗어났다”며 “마르크스주의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연한 기회에 고려대 정문길 명예교수의 마르크스 문헌학에 대한 연구 성과를 접한 뒤 한국에도 훌륭한 마르크스주의 연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정 교수의 저서인 ‘니벨룽의 보물’ 등 2권의 책을 난징대 출판부에서 중국어로 출간했다.

인하대 홍정선 문과대 학장은 “1992년 수교 이후 한중 양국의 우호관계가 유지되고 있지만 마르크스주의의 동질성 때문에 중국은 북한과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에 한국을 찾은 교수들은 사상을 통해 중국을 움직이는 핵심 두뇌들인 만큼 북한을 넘어 학술 차원에서 양국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교수들은 28, 29일 인하대 정석학술정보관 국제회의장에서 한중 마르크스주의 연구자 회의를 연다. 서울대 김세균 교수, 푸단(復旦)대 우샤오밍 교수 등 양국의 학자 30여 명이 마르크스주의를 주제로 한 논문을 발표한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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